(동양일보 최재기 기자) ‘천안흥타령춤축제 2017’이 지난 13일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5일 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춤 경연을 비롯해 거리댄스퍼레이드, 국제민속춤대회, 읍·면·동 화합한마당잔치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국내·외 춤 경연 참가자와 관계자, 시민, 관람객 등 많은 인파가 몰려 축제장 주변은 시끌벅적하다. 지난달 열린 충남농업경영인대회와 천안역 숨바꼭질축제에 이어 두 달 새 세 번 째 벌어지는 축제다. 이들 행사 모두 먹고 즐기는 유희성 성격이 짙다. 시는 연예인 공연과 불꽃놀이 등 개막식 축하행사에 1억5000여만원을 사용하는 등 흥타령춤축제에 총 25억5500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앞서 충남농업경영인대회와 숨바꼭질축제에 각각 1억7000만원, 7000만원의 시 예산을 지원했다. 이번 흥타령춤축제에는 시 산하 공무원 1500여명(연인원)이 동원돼 업무공백도 초래되고 있다. 과연 물 폭탄을 맞아 특별재난구역으로 선포된 지역인지가 의구심이 든다. 천안지역은 집중호우로 216억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일부 주민들은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고, 동부지역의 오이하우스 농가 대부분이 1년 오이농사를 망쳐버렸다. 지금까지 1만여명의 봉사자들이 수해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렸지만, 농가의 피해복구는 현재도 진행 중이다. 그런데도 시는 흥타령춤축제 개최시기를 예년보다 보름가량 앞당겼다. 특별재난구역 지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매달 막대한 혈세를 투입, 축제를 즐기고 있다. 구본영 천안시장은 수행원을 거느리고 악수공세를 벌이며 매일 축제장을 누비고 있다. 이번 축제에서 읍·면·동 주민이 참여하는 화합한마당잔치를 열고도 다음 달 18일 천안시민한마음체육대회를 또 개최할 예정이다. 이 체육대회에는 8억8000만원의 시 예산이 투입된다고 한다.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선심성 행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수재민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재기의 따뜻한 손길을 모아주고 공적예산을 지원해 줘야 할 자치단체가 오히려 시민을 부추겨 흥청망청 혈세를 써대는 모양새가 썩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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