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이정규 기자) 지역 중소기업의 절반은 다가오는 추석 자금 여력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중소기업중앙회 충북지역본부에 따르면 추석을 앞두고 90개 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추석자금 수요조사’ 결과 46.7%가 자금사정이 곤란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금 조달이 곤란한 이유에 대해 기업들은 매출감소(64.3%)를 가장 많이 들었다.

이어 판매대금 회수지연(33.3%), 원자재 가격 상승(28.6%) 순으로 응답했다.

특히 지난해 대비 크게 상승한 산업용 원자재 가격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 응답이 2배 이상(18.3%p) 늘었다.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에 대해 곤란하다는 응답이 27.2%로 원활하다(15.9%)보다 11.3%p 높았다.

금융기관 거래 시 애로점으로 기업들은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 대출관행(38.7%), 부동산 담보요구(32.3%), 고금리(29.0%), 신규 대출 기피(17.7%), 보증서 요구(17.7%) 순으로 답했다.

매출 감소에 따른 금융기관 기존 대출 상환 요구와 신규 대출 기피 움직임이 애로사항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비 고금리에 대한 응답은 7.9%p 증가해 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금리가 높은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에 따라 중소기업이 대출 금리 상승에 따른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비은행금융기관 중소기업 대출은 지난 2015년12월 기준 60조 원에서 지난해 12월 80조원, 올해 6월 기준 96조 원으로 크게 늘었다.

금리도 올해 7월 기준 예금은행 평균 대출금리가 3.64%, 상호저축은행 평균 대출금리가 8.35%로 비은행금융기관 대출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추석에 필요한 자금은 평균 2억5700만 원이며, 부족한 금액 4800만 원으로 필요자금 대비 부족률은 18.9%다.

부족한 추석자금을 메울 방편으로 기업들은 결제연기(54.7%), 납품대금 조기회수(41.5%), 금융기관 차입(24.5%) 등을 고려하고 있다.

특히 결제연기, 납품대금 조기회수 응답은 각각 지난해 대비 20.7%p, 20.2%p 증가해 자금융통의 어려움이 거래 기업까지 파생될 것으로 우려된다.

추석 상여금 지급예정 업체는 62.2%로 지난해 보다 0.9%p 다소 증가했다.

미지급 기업은 그 이유로 연봉제 미지급(15.6%), 경영곤란 미지급(10.0%) 때문이라고 했다.

추석 휴무계획으로는 조사업체 29.5%가 10일 휴무라고 응답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김재영 충북지역본부장은 “향후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상승과 미국 금리인상으로 대출 금리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 중소기업 비용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중 은행 담보·보증 위주의 대출, 중소기업의 제2금융권 활용 등과 같은 고질적인 후진적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관계형 금융 실적 평가, 금융권 동반성장지수 도입 등 시중은행과 금융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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