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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문명의 발달과 북한의 핵실험<한희송>
풍향계-문명의 발달과 북한의 핵실험<한희송>
  • 한희송
  • 승인 2017.09.18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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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송(에른스트국제학교 교장)

인류문명의 발상지 중 단연 최고(最古)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이다.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두 강이 무수히 교차함으로써 형성된 내륙의 ‘뻘’은 인류의 정착을 위한 최초형태인 농업을 펼치기에 알맞은 곳이었다. 여기에서 우르(Ur) 수메르(Sumer)등의 도시국가가 출현했다. 사람의 집합은 문명을 탄생시키는 법이다. 그리고 ‘문명의 탄생’이란 용어는 ‘언어, 권력, 국가’ 등의 현상들이 수반된다. 그리고 이들을 현실화하기 위해 숫자라는 셈의 기초 단위가 등장한다. 그것들이 합해져 역사(歷史)의 흐름이라는 필연을 최초로 완성한 것이 바빌로니아라는 국가이다. 그들은 숫자의 체계로써 60진법을 사용했다. 60초가 1분이고 60분이 1시간이다. 지금도 남아있는 이 바빌로니아인들의 수 체계는 현재를 사는 인간들에게조차 인문학적 의미로 정리되어 내면적 사고의 틀의 일부를 형성한다.

고전역학에서의 에너지는 운동하는 물체의 질량과 속도를 연관시킴으로 탄생했다. 너무도 당연히 가벼운 물체보다 무거운 것이 더 큰 힘을 가졌으며 같은 질량의 물체라도 빨리 날아 갈수록 더 많은 힘을 낼 수 있을 것이었다. 어느 물체의 에너지를 질량이라는 그 물체가 가진 내부적 모습과 움직이는 속도라는 외부적 현상을 적절히 합산함으로써 그 물체가 가진 힘의 원천 즉 에너지를 산출해 낸다는 생각이 물체의 내면적 모습만으로 그 에너지를 산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개념에 힘없이 무너지는 것이 현대 물리학이다. 어떤 물체의 에너지란 그 물체의 내부적 질량에 그저 빛의 속도의 제곱을 곱함으로써 산출할 수 있다는 에너지 질량 등가(等價) 방정식은 아인슈타인이란 이름을 불멸의 가치로 만들었다. 이 방정식이 실현가능하다는 사실은 2차세계대전이 한 창인 어느 날 대영박물관의 교차로에 선 ‘페르미’의 머리에서 연쇄반응을 통한 핵분열로 구체화되었다. 자연에서 발견되는 가장 질량이 큰 물질은 우라늄이다. 덩치가 큰 만큼 핵자(核子)들을 분해시키는 일이 쉬울 터이었다. 이렇게 시작한 원자폭탄에 관한 연구는 미국이란 신생국을 강대국 중에서도 최고의 자리에 앉히는데 기여했다.

어느 국가나 민족이던지 자기들이 문화선진국임을 강조하기 위해 노력한다. 지방자치제가 발달해 가는 요즘에는 우리나라 내에서도 자치단체간의 문화발굴경쟁이 늘 이슈가 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의 역사를 되 집어보면 늘 물리적 에너지를 키운 나라가 그렇지 못한 나라를 점령하는 약육강식의 법칙이 상존함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 문명과 문화의 힘이다. 인류역사를 통해 문명을 키우지 못한 나라들이 문명을 키운 나라들을 점령함으로써 오히려 자멸하는 경우를 본다. 여진족이 한족을 점령하여 청나라의 건재를 부르짖음으로써 한족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여진족의 문명과 문화를 그들 스스로 없앴다. 글을 모르는 사람이 배워서 글을 알게 될 수는 있다. 그러나 글을 아는 사람이 노력해서 글을 모르게 되는 경우는 정상적인 상황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따라서 글을 모르는 민족이 글을 아는 민족을 점령하면 점령당한 민족이 글을 모르게 되는 것이 아니라 점령한 민족이 글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이 때 배우는 글이 누구의 글인가? 바로 점령당한 민족의 글일 것이다. 따라서 문화수준이 낮은 국가가 문화수준이 높은 국가를 점령하면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자신의 존재를 스스로의 손으로 역사에서 지우는 것이다. 물리적 힘보다 정신적 문화가치가 상위에 있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원자폭탄의 두 번 투하로 세계대전을 끝낸 미국은 핵폭탄의 위력을 실감했다. Project 57로 명명된 핵실험이 최초로 네바다 주의 땅 속 깊은 곳에서 강행되었을 때도 인류는 그 가공할 부정적 결과에 대해서 충분한 인식을 할 수 없던 상태였다. 인간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문명의 힘보다 눈에 보이는 역학적 에너지에 인식의 속도를 빨리 한다. 그러나 고전역학적 에너지는 속도라는 외부적 동력이 없으면 힘으로 실현된 가능성을 잃듯이 무력이라는 외부적 힘의 증가에 집중하는 권력은 그 종말로써 역사의 반면교사적 훈계만을 남길 뿐 스스로의 존재의 흔적을 자기 자신이 없앤다. 인간의 존재가치 자체에 대한 철학과 문화와 예술의 향기를 독재라는 수단으로 억제하고 부국강병의 개념을 물리적 에너지로 해석하면 그 나라는 역사시대의 흔적조차 남기지 못한다.

공교롭게도 60년 전 오늘 1967년 9월 19일 네바다 주 사막에서는 인공지진이 발생했다. 미국 최초로 지하 핵실험이 실행되었던 것이다. 인류의 역사가 흘렀던 자리는 무력이 아닌 인간 자신과 문명의 면면이 퇴적물로 쌓여있다. 그것을 알게 하는 것이 바로 교육이다. 그리고 이의 실현을 위해 우리는 교육개혁을 이행해야 한다. 삶에 있어서 기능적 측면과 물리적 힘만을 키우는 일은 자기 스스로 자멸하기 위한 최고의 수단이다. 북한의 핵개발은 바로 이 측면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을 뿐이다. 교육이 철학적 자양분을 어느 방향에서 구할 것인가를 생각게 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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