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헌경 <충북도의원>

임헌경 충북도의원

지방의원으로서 나는 늘 바쁘다. 왜냐하면, 나는 일이든, 놀이든 몰입해서 즐기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우선 지방의원으로서 본회의, 위원회 등 출석, 입법발의, 정책대안 제시, 협의 및 조정, 질의 및 발언, 자료요구, 공청회·토론회 참여 등 공식적인 의정활동과 지역사회 활동 및 봉사활동, 주민과의 유대 강화 활동, SNS 활동 등 비공식적 의정활동을 수행한다. 또한 경제적 처우가 충분히 뒷받침 되지 못하고, 지방의원 겸직을 허용할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 지방의회 현실을 감안할 때, 나의 본래 직업인 세무사업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특히 세무사 업무속성상 숫자를 다루고, 수임업체의 사업성패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그리고 고3 수험생을 둔 가장으로서 기본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더 나아가 주말이면, 각종행사, 체육대회, 야유회, 애경사를 쫓아다니고, 성당에 다녀와 주말오후 밀린 일을 소화하고, 다음 주에 있을 업무를 기획한다. 그러면 나는 지방의원으로서 일중독자인가? 아니면 나는 일을 즐기는 일 열의자인가?
물론 나는 나의 직무와 스스로를 강하게 동일시하고 퇴근 후에도 직무에 관한 것을 골몰하는 것도 사실이다. 몰입(flow)은 게임이나 예술 또는 과학 분야에서의 창조활동과 같은 삶의 전 영역에서 경험하게 되며, 자신의 활동에 최고조(peak)에 있으며, 자신의 행동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 또한 몰입은 사람들이 어떤 활동에 매우 강렬하게 집중하여 다른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정신 상태를 의미한다. 예컨대 게임에 깊게 몰입하게 되면 자신의 행동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그러므로 자신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는 일반적인 몰입과 흔히 말하는 일중독과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일중독(workaholism)은 ‘끊임없이 일하려고 하는 강박관념이나 욕구’를 일컫는다. 이러한 일중독은 구성원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저해할 수 있으며, 대인관계나 사회활동에 장애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들은 일상에서 일중독을 경계해야 한다.
어떤 전문가는 일중독을 구성하는 3가지 차원으로 다음과 같이 일 몰입, 일 강박, 일에 대한 낮은 향유감을 제시하였다. 첫째, 일 몰입(work involvement)은 일에 대한 과도한 몰입이 특징이고 ‘나는 휴식시간에도 일하지 않으면 지루하거나 불안’하여 일에 긴 시간을 투자함을 말한다. 둘째, 일 강박(work driven)은 ‘나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무언가 열심히 해야만 한다.’는 피할 수 없는 내적 압박감(inner pressure) 때문에 ‘일을 하지 않으면 괴롭고 죄의식’을 느끼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일에 대한 낮은 향유감(work enjoyment)으로 ‘나는 내일에서 어떠한 즐거움도 느끼지 못한다.’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특히 일 중독은 열심히 일함으로써 개인적으로 높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일에 대한 강박성향이 증가하고 자신의 건강을 해치고 자신의 행복을 낮추며, 개인적·사회적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건강한 상태에서 일 자체를 즐기고 좋아하는 일 열의(work engagement)자가 되어야 한다. 또한 누구나 일과 관련하여 “이 일을 하는 것이 나에게 얼마나 의미가 있는가?” “그렇게 하는 것이 나에게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인가?” “내가 그렇게 하는 것이 가능한가?”등 자신의 일에 대한 의미, 안정, 수행가능성을 체크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나는 지방의원으로서, 세무사로서, 부모로서 일이 너무 즐겁기 때문에 일하는 시간이 재미있고, 시간가는 줄 모르며, 더 많이 일하는 일 열의자자 되고자 한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