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내 한 고위 공직자가 보낸 문자메시지를 두고 북부권 정치권과 주민들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논란에 불을 붙인 주체는 윤여표 충북대 총장이다.
발단은 윤 총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제천시장 출마예정자에게 보낸 스마트 폰 문자메시지에서 비롯됐다.
해당 출마예정자는 지난 26일 이른 아침에 충북대병원 충주분원 유치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윤여표 총장에게 ‘전화 연락을 부탁드린다’는 내용으로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윤 총장으로부터 즉답이 없자 해당 출마예정자는 같은날 오후 7시께 좀 더 구체적으로 ‘충북대병원 충주 분원 건으로 연락을 드린다’는 취지로 문자메시지를 재전송했다.
문제는 윤 총장의 문자메시지 답변에서 비롯됐다. 윤 총장은 답변 문자메시지를 통해 “오늘은 학교 개교 66주년 기념행사 때문에 정신없이 지내고 있다”고 당일 근황을 전했다.
이어 “충주의 ‘병원 분원’ 건은 충주시장과 이종배 의원의 강력한 요구로 병원장이 형식적인 MOU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실명을 거론했다.
그는 한 가지 덧붙여 “충북대학교와는 전혀 무관한 사항”이라는 답신 내용을 보내 충주시민을 포함해 북부권 주민과 정치권에서 진실게임 양상의 불을 지폈다.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 예정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한 제천시장 예비후보자에게 보낸 문자 내용치곤 적절치 못하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현재 도내 북부권 주민들의 관심사는 열악한 의료 환경에 대한 불만과 응급의료체계에 대한 불만이 뒤섞여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현실을 국립대 총장이 모를 리 없다.
더욱이 국립대 총장이 보낸 문자메시지가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져 추후 책임 공방이 거세질 수도 있다.
윤여표 총장은 과거 한 정부부처 장(長)을 지냈고 국립대 총장 직책은 장관급 대우를 받는다. 윤 총장과 내년 제천시장으로 출마하게 될 예정자가 어떤 사이이며, 친소관계는 어느 정돈지 잘 알 수 없다.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가정할 경우 상대를 모르는 입장에서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으로는 부적절하다고 표현하는 게 맞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사전에 친소관계가 형성된 사이라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내용의 의도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한 정부부처를 책임지는 수장을 역임하고 장관급 예우를 받는 인사치곤 답변 내용이 상당히 정치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전혀 모르는 사이라든 지, 아니면 평소 잘 아는 사이라든 지 장관급 고위인사가 전한 문자메시지 내용으로 볼 때 뭔가 석연치 않은 여운이 남는다.
모름지기 고위 공직자들의 처신과 언행이 부적절해 문제가 불거졌던 사례를 종종 볼 수 있다.
윤 총장은 충북대 총장과 충북대병원 이사장직을 겸직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과 병원은 완전히 다른 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고, 대학병원 수장도 따로 있다.
그렇다고 하면 윤 총장이 전한 문자메시지 일부 내용은 ‘남의 집안일에 왈가왈부한 형국’이 돼 버린다.
남의 집안일을 놓고 ‘충주시장과 이종배 의원의 강력한 요구로 병원장이 형식적인 MOU를 진행한 것’이라고 전한 윤 총장의 속내가 그래서 더욱 궁금해지고 경솔한 처신이 여론의 질타를 받는 것이다.
약대 출신의 윤총장과 의대 출신의 병원장이 종종 파워게임을 벌였다는 사실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약대 출신 대학 총장의 ‘몽니’가 아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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