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 연휴가 시작됐다.

명절 때마다 하는 일이지만 이번 추석에도 정치권이 민심을 잡기 위한 전략을 짜는데 고심을 했다고 한다. 올 추석은 명절 본연의 의미 외에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물론 추석이나 설날 같은 민족 고유의 명절은 많은 사람이 고향을 찾고 그 과정에서 정치적인 담론과 공론의 장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이번 추석연휴를 특별한 경우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내년 6.1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며 도지사와 시장, 교육감, 기초자치단체장을 비롯해 광역의원 및 기초의원 입지자들의 레이스가 본격화되어 그 민감도가 훨씬 높아져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 특별한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추석의 긴 연휴가 입지자들이 향후의 판세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데 이론이 없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 치르는 전국선거로 정국 운영에 대한 중간평가적 성격을 띠고 있다. 여기에 2020년 총선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정치권이 사활을 건 한판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 지방선거 입지자들은 이번 추석연휴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확장하고 지방선거 국면에서 어떻게 영향력을 키워 나갈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소중한 시간이다. 또 지방선거 정당공천 폐지 여부를 관망하면서 행보를 시작하는 많은 입지자의 암중모색이 예상된다. 따라서 이번 추석연휴에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고 향후 정치적 의사결정에 필요한 민심의 동향을 파악하는데 촉각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입지자들이 추석연휴를 통해 민심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낼지는 여전히 의문이 든다. 지금까지 정치권의 행태가 그때그때의 민심을 가감 없이 받아들이고 정치적 행보나 의사결정에 반영하기보다는 편의적으로 재단하고 해석하는 경향이 많았기 때문이다. ‘민생투어’란 그럴싸한 명분으로 상대당을 흠집내는 기존의 이전투구식 싸움을 재연한다면 민심은 가차없이 등을 돌릴 것이다.
명절에 정치인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먹고 살기 힘들다’라고 한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했다. 지방선거 입지자들이 확인하려는 민심은 멀리 있는 것도 아니다. 경제가 되살아나고 일자리가 늘어나길 바라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지선 입지자들은 이번 추석을 맞으며 삶의 온갖 역경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서민들의 간절한 마음을 거듭 헤아리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승리는 민심을 바로 읽은 쪽에 주어지는 선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민생문제에 대해 제대로 공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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