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유림 25개·국립공원 7개 등 4천279km 걸어

▲ 미국 서부를 종단하는 장거리 트레일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CT)에 도전해 6개월 만에 성공한 정기건 청주대 체육교육학과 학생이 시에라 산맥에 올라 엄지손가락을 펼쳐 보이고 있다.

(동양일보 조석준 기자) “학교에 다니던 중 과연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이번 도전은 그 해답을 찾기 위한 여정이었고 마침내 인생의 목표를 찾았습니다.”

청주대 산악부 정기건(24‧체육교육학과 2년) 씨가 지난 3~8월 6개월간 미국 서부를 종단하는 장거리 트레일에 성공했다.

청주대 산악부인 정 씨는 지난 3월 5일 멕시코 접경지대인 샌디에이고 캠포(Campo)를 시작으로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주를 거쳐 9월 22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의 매닝공원까지 종주했다.

미국 3대 트레킹 코스 중 하나인 퍼시픽 크레스트 트레일(Pacific Crest Trail:PCT)는 국유림 25개와 국립공원 7개 등 총 2659마일(4279km)에 달하는 지옥의 코스로 유명하다.

정 씨는 6개월 간 PCT 참가비용을 모으기 위해 화장품 포장, 공사현장 일용직 노동자, 전기설비일 등으로 800만원을 모은 뒤 PCT 종주계획을 세웠다.

PCT 운행 초기에는 수많은 고비가 있었다. 발바닥에 물집이 잡히는 일은 다반사이고 보급도 스스로 해결해야 했다. 5월 중순쯤 시에라 산맥을 넘을 때 5~6m의 폭설이 내려 GPS가 고장이나 3일간 길을 잃기도 했다.

정 씨는 “설사병으로 2주간 탈진 증상을 보였고 사막 구간에서는 방울뱀과 마주치고 산불로 인해 멀리 돌아가야 하는 등 어려움이 꽤 많았다”며 “하지만 가장 힘들었던 것은 외로움과의 싸움 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수많은 날을 홀로 묵묵히 걸으며 내 인생의 방향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며 “이번 종주를 통해 조금이나마 결론을 얻을 수 있었고 남들과 다른 나만의 길을 걸어야겠다는 다짐도 얻었다”고 말했다.

정 씨의 다음 목표는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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