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축제·행사 중 축산단체 체육대회 이례적 방역

▲ 18일 청주 밀레니엄타운에서 열린 ‘충북 축산인 한마음 체육대회’에 출입하는 차량을 대상으로 소독을 하고 있다.<사진 지영수>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북도가 가축에 대한 법정 전염병 발생의 ‘진앙지’라는 불명예 기록을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18일 도에 따르면 도내에서 크고 작은 각종 축제와 행사가 잇따라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이례적으로 축산인 체육대회 행사에 방역차량을 가동하는 등 진풍경이 벌어졌다.

도는 이날 청주시 주중동 옛 종축장 부지인 밀레니엄타운에서 ‘충북 축산인 한마음 체육대회’를 열었다.

이 행사는 도내 축산농가간 유대를 돈독히 하기 위한 화합의 자리로 한우·젖소·돼지·오리 등을 기르는 각 단체 대표들로 구성된 ‘충북도축산단체협의회’가 주관하고 충북도가 후원했다.

도내 축산인 1200여명이 참석해 시·군별 줄다리기, 계주, 훌라후프, 제기차기 등 체육행사와 축산물 소비촉진 행사, 조사료 수확장비 등 각종 기자재 전시도 함께 펼쳐졌다.

도는 앞서 이번 체육대회에 가금류 사육농가의 참석을 최소화 해달라는 내용을 각 농민단체에 전달했다.

이날 행사장에 방역차량을 동원, 출입 차량을 대상으로 소독을 하는 등 현장 방역을 강화했다.

이는 축산인들의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행사지만 도내 각지의 축산농민이 한 자리에 모이는 만큼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바이러스 확산을 우려해서다.

특히 지난 12일과 13일 충남 서산과 서울 강서·강동구, 경기 화성·안성의 야생조류 분변에서 AI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인접 지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태다.

충북은 사람과 가축에 대한 법정 전염병 발생의 ‘진앙지’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 11월 16일 음성이 전국에서 AI가 첫 발생한데 이어 지난 1월 10일 옥천에서 소 브루셀라가 전국서 처음으로 터졌다.

이어 지난 2월 5일 보은에서 구제역이 올 겨울 들어 국내에서 처음 발생했고, 충주서 올해 첫 콜레라 감염환자가 발생했다.

지난 2월 21일 필리핀을 여행하고 돌아온 충주 거주 여성이 콜레라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첫 콜레라 해외유입 사례다.

도는 지난해 상반기 국민안전처가 시행한 구제역 대응 실태 감찰에서 백신접종이나 취약지역을 집중 관리한 노력을 인정받아 구제역 방역관리 우수기관으로 선정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전국 광역·기초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 구제역 방역관리 평가’에서도 우수기관으로 뽑혔다.

이 같은 노력에도 가축전염병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충북은 가축전염병의 ‘온상’, ’진앙지‘라는 오명을 썼다.

이에 따라 도는 올해를 AI가 발생하지 않는 ‘청정 충북 원년’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 내년 5월까지 ‘AI 특별 방역대책’을 추진, 성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는 최근 3년 동안 잇따라 발생한 AI 사례를 거울삼아 올해 겨울부터는 AI없는 청정 충북을 실현한다는 각오다.

도가 5개 분야 30개 추진과제를 수립한 특별 방역대책은 지역 자체 대응역량 강화에 주안점을 뒀다.

그동안 AI가 많이 발생한 음성·진천군 등에서 겨울철 오리 등의 사육을 중단하는 ‘AI 휴지기제’를 도 단위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범 도입했다.

이시종 지사는 이날 행사에서 FTA 등 시장개방에 대응해 경쟁력을 갖추고 올 한해 구제역, AI와 폭염 등을 이겨낸 것을 격려하고 겨울철 청정 충북 만들기 방역활동에 전념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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