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희 도의장 봉명2동 봉황가요제 축가
황용호 시의장 행사장서 축사대신 노래

(동양일보 지영수·경철수 기자) 자치단체장이 되려면 노래도 잘 불러야 한다.

사람을 모아놓고 금품은 못 돌리면서 차려놓은 밥상에 노래 한가락 못하고 가면 ‘에이’하며 실망하기 때문에 요즘 출마자들 치고 노래 못 부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18일 청주지역 정치권과 주민들에 따르면 내년 6.13 지방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출마예상자들이 각종 행사장을 누비고 있다.

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

김양희(62·사진) 충북도의회 의장과 황영호(57·사진) 청주시의회 의장 등은 내년 청주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지역구를 비롯해 각종 행사장에서 눈도장 찍기에 여념이 없다.

김 의장은 지난 15일 지역구(청주2선거구, 중앙동·금천동·용암동)가 아닌데도 운천초 총동문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이 학교는 연철흠 의원의 지역구(청주9선거구)에 속해 있다.

김 의장은 또 지난 14일 열린 봉명2동 봉황가요제에 참석해 ‘유일한 사람’이라는 노래도 불렀다.

그는 일반적 행사에서는 축사를 하지만 가요제 등에서는 시민들이 노래를 시켜 부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황 의장도 공식행사장에서 축사 대신 노래를 불러 눈길을 끌었다.

황 의장이 축가를 하기 시작한 것은 각종 행사장에 초대돼 의전상 후순위로 밀리면 비슷한 축사를 듣느라 힘들어하고 지루해 하는 시민들을 즐겁게 해 주려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다.

그는 분위기를 봐서 ‘그리운 금강산’과 ‘낙엽이 지면’ 등을 선곡해 부른다. 지난 8월 9일 열린 충북어린이집총연합회에서 충북지사와 교육감 등에 이어 후순위로 밀린 그는 ‘그리운 금강산’을 열창했다.

황영호 청주시의회 의장

지난 14일 충북예술제 개막식에서도 ‘가을’에 어울리는 ‘낙엽이 지면’이란 노래를 불렀다.

이처럼 황 의장이 올 들어 공식행사에서 축사 대신 축가를 부른 것은 5~6번 정도 된다고 한다.

황 의장은 “술을 좋아하지 않아 노래를 시키면 100곡이라도 할 자신이 있다”며 “축사대신 해주는 ‘분위기 반전’ 차원에서 축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 시민은 “표를 준다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예비후보들이 차안에 CD등을 틀어놓고 노래 배우기에 여념이 없다”며 “중장년층 유권자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트로트 2~3곡은 능히 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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