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민(한국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 내과전문의)

(이현민 한국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 내과전문의) 복통은 식도·위·장·간·쓸개·췌장 등 소화기관에서 기인하는 경우와 신장·여성생식기·복부 혈관 등 소화기관 외의 문제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 이들 내장 기관들에 염증이 있을 때, 소화관(식도·위·장은 긴 튜브 모양)이 갑자기 당겨지거나 팽창하거나 수축할 때, 꽉 눌렸을 때, 간이나 신장·췌장·쓸개 등을 감싸고 있는 피막이 팽창하거나 손상되었을 때 복부 혈관을 통한 혈액 순환이 충분치 못하거나 아예 차단되었을 때 복통을 느끼는 것이다.

다른 부위의 통증과 마찬가지로 복부 통증도 신경을 통해 뇌에 전달된다. 그런데 피부나 근골격계에 분포하는 체 신경과 달리 내장 신경은 내장 기관에 덜 조밀하게 분포하면서 다른 부위의 신경과 얽혀 있고 전달 속도도 느린 편이다. 그래서 우리는 복통의 부위나 양상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배 가운데의 위, 중간, 아래 어디쯤에서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통증이 있다’고 느끼는 정도이다.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오래되면 위장 감각을 뇌에서 차단하거나 억제하는 신경 회로의 활동이 줄어들게 된다. 이로 인해 위장의 물리적·화학적 변화에 대해 민감해지면서 음식물이 위장 내로 들어가거나 위산 등 소화효소가 분비되는 변화가 생기면 복통을 느끼게 된다.

복통에 좋은 음식에 대한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는 연구는 많지 않다.

섭취한 음식의 양·조리 상태·함께 섭취한 음식·신체 및 심리적 스트레스 여부·과거의 그 음식에 대한 경험과 기억·동반 질환 등에 따라 괜찮기도 하고 복통을 유발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특정 음식이 반복적으로 복통을 유발한다면 당분간 그 음식은 제한할 필요가 있다.

또한, 맵고 짜거나 뜨겁거나 찬 음식 등은 민감해진 위장 감각을 더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기능성위장질환 및 급성위염 등에서는 제한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고지방 식이는 위장 운동을 느리게 하므로 조기포만감이나 식후 더부룩한 증상이 심할 때는 제한해야 한다. 특히, 원래 담낭 결석이 있는 경우에는 기름진 음식이나 과식, 과음에 의해 복통이 심해지거나 담낭염, 담도염등의 심각한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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