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11개월 최장수 역임…35년 공직마감 야인으로

▲ 설문식 충북도 정무부지사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설문식(60) 충북도 정무부지사가 이달 말 35년의 공직을 마감하고 야인(野人)으로 돌아간다.

설 부지사는 “공직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35년 공직생활 동안 못해 본 여행을 떠나 세상이 넓다는 것을 실감해 보고 앞으로 일을 생각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5년 동안 충북에 살면서 좋은 곳이라는 생각을 품어와 크지 않은 농토를 구해 텃밭을 가꾸며 살고 싶다는 인생 2막을 설계 중이다.

설 부지사의 재임 기간은 4년 11개월이다. 정확히 5년에서 23일이 빠진다.

민선 1기가 시작된 이후 충북도를 거쳐 간 11명의 정무부지사 중 ‘최장수’ 기록이다.

그는 2010년 7월 1일 민선5기 이시종호가 출범한 뒤 김종록(2010년 7월9일~2011년 8월19일)·서덕모(2011년 9월16일~2012년 11월22일) 정무부지사에 이어 3번째 바통을 이어받았다.

재무부 기획예산담당관, 기획예산처 사회재정과장·국방예산과장,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홍보마케팅본부장을 역임하고 2012년 11월 23일 정무부지사에 취임, 충북과 인연을 맺었다.

강원도 강릉 출신인 설 부지사가 부임할 때만 해도 충북과 전혀 인연이 없어 단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지금은 누구도 깰 수 없는 ‘롱런’의 기록을 세웠다.

앞서 최장 근무기간을 자랑했던 고(故) 조영창(1998년 7월9일~2001년 6월30일) 부지사의 3년 근무 기간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그가 최장수 부지사를 자랑하게 된 배경은 이 지사의 민선 6기 공약인 ‘전국대비 4% 충북경제 실현’과 관련이 있다.

민선6기 때 30조원의 투자를 유치해 만년 3%에 머무는 충북의 경제규모를 2020년까지 4%대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이 지사의 공약이다.

이에 따라 설 부지사의 발걸음도 빨라졌고 민선 6기 출범 후 2년 6개월 만에 충북도는 투자유치 목표를 훌쩍 웃도는 32조6000억원의 투자협약을 기업들과 체결했다.

지난 9월말 현재 37조6968억원(고용인원 8만1359명)의 투자유치를 달성했다.

최근 반도체 관련 SK하이닉스 협력사 21개사 7468억원의 투자협약을 통해 충북으로 이전하고 있어 대규모 투자유치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 최초의 자동차 연비 연구개발 공인기관인 자동차연비센터가 지난해 11월 진천 신척산단에 준공한 것과 올해 1월 과학벨트 기능지구 청주 SB플자 건립이 시작된 것도 설 부지사의 공으로 꼽힌다.

5년 가까이 이 지사와 호흡을 맞추면서 경제관련 현안을 알뜰하게 챙긴 게 설 부지사가 롱런가도를 이어가게 된 배경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충북도청에서는 설 부지사가 지방정부 최대 숙원인 국비 확보에 남다른 역할을 해 이 지사의 신임이 두텁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탄소광물화실증단지나 4D융합소재산업화지원센터, 태양광 폐 모듈 재활용 공정시스템 관련 사업비가 충북관련 올해 정부예산에 포함된 데도 설 부지사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5년 이라는 기간 동안 최선을 다했느냐가 중요하다”며 “정말 합당한 일을 했는지 두렵다. 도 직원들, 도의원들, 도민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모든 분들이 연고도 없는데 도와줘서 고맙다. 애정과 도움이 없었다면 롱런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설 부지사는 “중부고속도로 확장과 충청내륙고속화도로 건설 등 SOC(사회간접자본) 확충이 충북경제 발전에 꼭 필요하다”며 “특히 중부고속도로 확장은 2017년 예산 부대 조항에 명시 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첫 삽을 뜨지 못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청주공항 활성화도 미완으로 남겨놓고, 대통령 공약에 포함된 오송3생명과학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초기단계 방향만 잡아놓고 떠나게 됐다”며 “최고의 명품산단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경쟁력 있는 기업유치, 밀레니엄타운 개발, 중부고속도로 확장 등의 현안을 후임자와 직원들 몫으로 남겨 놓고 가게 되는데 잘 해주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설 부지사는 “각종 경제지표가 전국 탑 수준을 유지하는 등 충북이 지금까지 잘해 왔는데 더 좋은 성과를 거두고,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 등도 어우러져 더 발전 됐으면 좋겠다”며 “야인으로 돌아가 충북의 발전되는 모습을 지켜보겠다”고 애정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퇴임식을 하지 않고 틈나는 대로 실·국장, 각 실과 팀장들과 오찬과 만찬으로 석별의 정을 나눌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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