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개회식 환영사 문 대통령·영부인만 거론

(충주=동양일보 윤규상 기자)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전국체전 개회식 환영사에서 당초 대한체육회 발간책자에 게재된 환영사를 무시하고 시종일관 문재인 대통령과 영부인을 향해 이른바 ‘문비어천가’ 타령을 해 구설에 올랐다. 이 지사는 환영사 초반 대한체육회장과 문체부장관, 교육부장관 등을 직접 거론하며 전국체전 충북 개최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지난 여름 폭우 피해와 복구를 진행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관중들의 귀를 의심할 정도로 문 대통령과 영부인 김정숙 여사를 대놓고 치켜 세웠다.

이 지사는 “김정숙 여사님께서는 수해현장에 직접 오셔서 팔 걷어 부치시고, 땀 흘려 봉사하시고, 수해 농산물도 팔아주셨다”며 “수해 농산물로 화채를 만들어 청와대 비서진들에게 나눠주시고, 이렇게 해서 ‘자원봉사가 이런 거구나’하는 모범을 보여주셨다”며 “우리 도민들은 정말로 크게 감동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 지사가 이 같은 내용으로 환영사를 읽어가자 김 여사가 고개를 숙여 웃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이 방송 화면에 클로즈업 돼 오히려 대통령 내외를 ‘희화화’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 지사는 이어 “지난 수해 때 이처럼 많은 도움과 용기를 주신 문재인 대통령님과 김정숙 여사님께 우리 다시 한번 감사의 큰 박수를 보내주시기 바란다”고 관중 박수를 유도까지 했다.

이 지사는 마지막 순서로 성화점화를 위해 주경기장 중앙에 설치된 무대에 올라서도 “문재인 대통령님 내외분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하지만 충주시민들은 전국체전 준비를 위해 오랜 기간 애쓴 조길형 충주시장과 이종배 국회의원의 이름을 한마디도 거론하지 않은 이 지사의 환영사에 대해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들은 “충주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을 위해 애쓴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한 시간은 단 몇 초에 불과했다”며 “이 지사의 이 같은 행동은 내년 지방선거 공천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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