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람에서 무덤까지’ 사회복지를 완결하다

꽃동네는 23일 ‘꽃동네 낙원’에서 전국 무연고 사망자들의 유골을 모시는 ‘추기경 정진석 센터’ 축복식을 가졌다. 이날 축복식에는 전국 각지에서 신자 3000여명이 참석했다.

(김명기 동양일보 기자) 꽃동네는 23일 음성군 맹동면 원중로 1221번길에 있는 ‘꽃동네 낙원’에서 전국 무연고 사망자들의 유골을 모시는 ‘추기경 정진석 센터’ 축복식을 가졌다. 오전 10시 30분 정진석 추기경의 집전으로 진행된 축복미사에는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와 마산교구 박정일 주교, 군종교구장 유수일 주교, 청주교구 사제단,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3000여명의 신자들이 운집했다.

이날 행사에는 또 정진석장학재단 이사장 이수성 전 총리와 같은 재단 이사 한승수 전 총리, 이시종 충북도지사, 이동호·유성종·이원우 전 꽃동네대 총장, 황선대 꽃동네대 총장, 이필용 음성군수, 박종환 전 충북경찰청장, 박경서 전 맹호부대사단장 등 내빈이 함께 했다.

 

지하2층 지상 3층 규모의 ‘추기경 정진석 센터’ 전경.

“영원한 안식 주는 봉안당 될 것”

정 추기경은 이날 미사 강론을 통해 “오늘 우리는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나에게 해준 것’이라는 마태복음이 이뤄지고 있는 현장에 와 있다”며 “꽃동네는 소외된 이웃을 위해 41년 동안 하느님의 뜻을 받들어 봉사하는 생활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건립한 ‘성 니꼴라오 경당’은 모든 것을 주고 간 꽃동네 가족들을 모시는 곳”이라며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을 받는 곳이 꽃동네 낙원이요, 성 니꼴라오 경당은 꽃동네 가족과 은인과 봉사자와 수도자와 아무 연고없이 길에서 홀로 죽어가는 이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는 봉안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또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곳이 꽃동네라고 말씀하셨다”며 “성 니꼴라오 경당이 그 모든 사랑의 정점”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가톨릭 사랑 확산되길”

이날 축복식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축전을 보내 “사랑과 평화의 상징인 꽃동네가 설립 40주년 기념사업으로 추진한 ‘추기경 정진석 센터’ 완공 축복식을 축하드린다”며 “오웅진 신님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와 존경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축복미사를 주관하신 정진석 추기경님의 영육간의 건강을 기원드리며, 가난하고 외로운 사람들과 함께 하는 가톨릭의 사랑 실천이 더욱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추기경 정진석 센터’에 마련된 납골함.

“삶과 고통 바치면 행복 찾아와”

2부 축복식 기념행사에서 오웅진 신부는 환영사를 통해 “오늘은 행복한 날”이라며 “행복은 만족에서 얻어지는 것인데, 사람들을 그 만족을 위해 소유욕과 지배욕 등 끝없는 욕망을 갈구 한다”고 말했다.

오 신부는 이어 “역사에는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는데 그것은 소유하고자 하면 소유 당하고 지배하고자 하면 지배 당하는 것”이라며 “그런 욕망 대신 사랑을 위해 삶과 고통을 다 바치면 자유와 행복이 찾아오게 되는 것으로, 사랑을 위해 행동하게 되면 소유욕과 지배욕 대신 사랑과 자유와 행복이 찾아오게 되고 이로 인해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것이 된다”고 강조했다.

 

“무연고 사망자들의 안식처 되길”

이에 대한 축사로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는 “오늘 추기경 정진석 센터가 꽃동네 가족들과 무연고 사망자들의 안식처가 되기를 희망한다”며 “성 니꼴라오 경당은 이 곳 봉안시설에 안장된 무연고 사망자들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매일 미사를 드리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석 추기경이 축복식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납골함 3만여기 마련… 매일 미사

2015년 9월 8일 꽃동네 설립 40주년 기념사업으로 추진한 ‘추기경 정진석 센터’는 꽃동네 가족들의 묘원인 ‘꽃동네 낙원’의 봉안시설이다. 꽃동네는 봉안시설인 ‘추기경 정진석 센터’를 완공함으로써 꽃동네 가족들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삶의 질을 높이고 안식과 평화를 얻을 수 있는 사회복지를 ‘완결’했다.

‘추기경 정진석 센터’에는 그동안 5400여명을 장례지낸 꽃동네 묘지를 새롭게 조성한 것으로 이 시설에는 꽃동네 가족들 뿐만아니라 전국의 무연고 사망자들도 안치할 예정이다.

화강암으로 만든 납골함 제작 비용은 100만원 정도 소요된다. 꽃동네에 5기를 후원하면 1기는 덤으로 제공된다. 화강암 유골 봉안함은 꽃동네 유지재단이 자체 설계하고 제작한 것으로 특허를 받았다.

그동안 꽃동네는 꽃동네 회원들과 후원인들의 도움을 받아 이미 3만여기의 납골함을 마련해 놓았다. 일부는 ‘성 니꼴라오 경당’에 모셔져 매일 사제와 수도자들의 기도 속에 영면을 하고 있다.

꽃동네 묘원인 ‘꽃동네 낙원’ 내에 마련된 봉안시설 ‘추기경 정진석 센터’는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연면적 1만400여㎡)로 6500여기를 안치할 수 있다.

꽃동네가 이처럼 봉안시설인 ‘추기경 정진석 센터’를 완공하게 된 것은 거리를 떠돌다 사망하는 무연고자들에게 안식의 공간을 제공하고자 하는데 있다.

이날 꽃동네가 ‘추기경 정진석 센터’를 완공함에 따라 꽃동네는 꽃동네 영성인 ‘사랑의 실천’을 산자의 경계를 넘어 망자에게까지 외연을 넓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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