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조한 신기록에 다관왕 쪽에 무게 쏠려
박태환 ‘5관왕’ 땐 5번째 MVP 달성 유력
4관왕 다이빙 김수지·육상 간판 김국영도
충북 홈 어드밴티지에 4관왕 윤나래도 도전

▲ 24일 청주 실내수영장에서 열린 98회 전국체육대회 수영 남자일반부 계영 400M 결승. 박태환(인천시청)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박태환이 속한 인천광역시는 3분19초84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98회 전국체육대회가 어느덧 폐막을 하루 남겨놓고 있다. 지난 20일 개막한 이번 대회는 26일 오후 충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폐회식을 끝으로막을 내린다.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신기록은 다소 저조한 편이지만 ‘베테랑’이 건재함을 보이는 한편 ‘신예’들의 약진까지 더해져 경기장을 찾은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올해 대회의 마지막 관심사는 ‘전국체전의 꽃’ 최우수선수(MVP)로 과연 누가 뽑힐 것인가 다.

기자단 투표로 결정되는 MVP는 명확한 선정기준이 없지만 다관왕이나 신기록을 세운 선수들이 아무래도 유리하다. 대한체육회는 26일 정오께 MVP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 MVP 경쟁에선 ‘마린보이’ 박태환(28·인천시청)이 한 발 앞서나가고 있다.

박태환은 지난 24일 청주실내수영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일반부 자유형 400m에서 3분50초89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딴 데 이어 단체전인 계영 400m에서도 우승을 견인했다. 앞서 계영 800m와 자유형 200m에서 금메달을 딴 박태환은 대회 4관왕에 올랐다.

대회 마지막 날인 26일 남자일반부 혼계영 400m에 나서는 박태환이 1위를 차지하면 ‘5관왕’이 된다. 2006~2008년 3년 연속 전국체전 5관왕에 오른 이후 9년 만이다.

특히 박태환은 4관왕 이상 달성한 대회에서 모두 MVP에 뽑혔다. 이번 대회 기록은 저조하지만 5관왕에 오른다면 5번째 MVP 달성이 떼어 놓은 당상이다.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신기록이 많이 나오지 않은 이번 대회에선 다관왕에게 MVP가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올해 대회에서는 25일 현재 세계기록 2개와 3개의 타이기록, 11개의 한국신기록, 78개의 대회신기록 등이 달성됐으나 지난해(한국신기록 23개·대회신기록 104개)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세계기록 1개와 타이기록 3개는 양궁에서 나왔고 진종오(38·KT·부산)가 공기권총에서 세운 기록은 국제사격연맹의 공인을 받지 못한 기록이다.

박태환의 강력한 경쟁자는 ‘한국 다이빙의 미래’ 김수지(19·울산시청)와 ‘여자 체조 차세대 유망주’ 윤나래(20·제천시청)가 있다.

김수지는 이번 대회 첫 4관왕에 오르며 이번 대회 최고 스타 중 하나로 떠올랐다. 그는 스프링보드 1m, 싱크로다이빙 10m, 스프링보드 3m, 플랫폼 다이빙에서 4개의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012 런던올림픽에 14세 나이로 출전해 그 대회 한국의 ‘최연소 국가대표’ 기록을 남긴 김수지는 2020 도쿄올림픽이 기대되는 유망주로 꼽힌다.

김수지(19·울산시청)

역시 4관왕에 오른 윤나래는 개최지 충북 대표로 홈 어드밴티지를 누릴 수 있다. 윤나래는 여자 기계체조 단체전, 개인종합, 마루운동, 평균대에서 금메달 4개는 물론 도마에선 은메달, 이단평행봉에선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출전한 모든 종목에서 메달을 따냈다.

윤나래는 대구체고 시절인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체조 개인종합에서 한국 여자 기계체조 사상 첫 메달(동메달)을 딴 한국 여자체조의 기대주다. 충북은 지난해 윤나래를 스카우트해 올해 처음으로 여자단체전 우승을 일궜다.

윤나래(20·제천시청)

‘한국 육상 단거리의 간판’ 김국영(26·광주시청) 역시 유력한 MVP 후보다. 단거리의 볼모지인 한국에서 100m 기록을 홀로 깨며 고독한 싸움을 펼치고 있는 김국영은 남자 100m, 200m, 400m 계주를 휩쓸며 단거리 3관왕에 올랐다. 김국영은 당초 25일 1600m 계주에서 우승할 경우 MVP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날 오른쪽 종아리 통증으로 경기를 포기했다. 그는 지난 22일 100m 결승에서 기준 풍속(초속 2m)을 넘은 강한 뒷바람(초속 3.4m) 탓에 한국신기록으로 공인 받지 못했으나 ‘10초03’을 찍어 한국인 최초 9초대 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김국영(26·광주시청)

남고부 자유형 200m, 자유형 400m, 계영 800m. 계영 400m에서 4관왕에 오른 ‘제2의 박태환’ 이호준(16·영훈고)과 지난 대회 MVP 김서영(23·경북도청)도 다크호스다. 개인혼영 200m 4연패에 성공하며 2관왕에 오른 김서영은 26일 열리는 개인혼영 400m와 혼계영 400m에서 금메달을 따면 순식간에 MVP 후보로 떠오른다.

대회 막판 종합순위 2위 경쟁이 뜨겁다. 25일까지 종합순위는 경기가 총득점 3만2638점으로 우승을 확실시하고 있으며 충북이 2만6621점으로 그 뒤를 달리고 있다. 경기의 종합우승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개최지의 이점을 살린 충북의 ‘종합 2위’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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