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준비 1년간의 시골집 손수 개조 프로젝트
1인 1책 펴내기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최원근·김성란 부부 10년 후 노후준비로 시작

청주시 공무원 최원근(오른쪽)·김성란 씨 부부가 최근 청주시의 1인 1책 갖기 사업으로 펴낸 체험수기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 표지와 시골집 꾸미기 과정에 찍은 사진(아래)이 즐거워 보인다.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공무원 부부가 ‘청주시 1인 1책 갖기 사업’ 공모에 선정돼 펴낸 체험서 1년간의 시골집 개조 프로젝트가 눈길을 끌고 있다.

청주시 공무원 최원근(49·6급·서원구 행정지원팀장)·김성란(여·49·6급·상당구 관리팀장) 부부는 치유의 공간이자 놀이터인 농가주택을 세컨(second)하우스로 갖게 된 과정을 엮은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란 실용서를 최근 펴냈다.

이들 부부는 지난 26년간의 공직생활을 되돌아보고 10년 후 노년을 미리대비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초 생활정보지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된 상당구 낭성면 이목리의 한 농가주택을 저렴하게 매입했다.

이후 지난 1년여 간, 일주일의 5일은 도시에서 생활하고 2일은 농촌에서 시골집을 손수 고치며 ‘5도 2촌’의 생활을 했다.

저자인 남편 최 씨는 “계약금부터 걸어놓고 시골집을 사야할 명분을 내세운 아내 김 씨의 일리 있는 말에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최 씨는 아내를 1990년 공직 입문을 앞두고 신규공무원 교육장에서 처음 만나 26년 넘게 함께 공직생활을 해 왔다.

그의 아내는 “건강할 때 미리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며 “회색도시에서 벗어나 자연과 힐링 할 수 있는 우리만의 놀이터”를 제안했고 이것이 계기가 돼 ‘시골집 내 손으로 손수 꾸미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고 했다.

그래서 최 씨는 소재거리를 제공한 아내와 사실상 공동저자나 다름없다고 이 책의 ‘탄생비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들 부부가 매입한 낭성면의 시골집은 80대 할머니가 홀로 살던 허름한 농가주택이었다. 할머니가 몸이 불편해 자식들한테 가면서 이들 공무원 부부에게도 전원생활의 기회가 찾아왔다.

집수리를 위한 건축자재 구입부터 천정 높이기, 벽체절개, 타일시공, 집 개조, 데크 작업, 차양시공에 이르기까지 이들 부부는 지난 1년간 집수리를 하면서 시골집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갖게 됐다.

이 같은 경험을 살려 이들 부부가 평생 한 번 가질까말까 한 자신들의 책에 시골집 매입의 4가지 키포인트를 소개했다. 전원생활을 위한 시골집은 △시내와의 접근성 △기존 마을과의 어울림(관계성) △방향과 위치(배산임수형 또는 임산배수형) △활용성 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꿀 팁’ 때문에 수필가 김혜식 하정 아카데미 원장은 이들 공무원 부부가 엮어낸 책을 ‘실용 서적으로써 우위의 반열에 뒀다’고 평가했다.

최 씨는 “1년 전 아내와 시골집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만 해도 단순히 농사 질 목적으로 농막하나 뚝딱 지으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복이 들어온다’는 두꺼비 집이 그러하듯 성인이 될 자식들의 추억의 공간을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소망을 담아 정성스레 시골집을 수리하면서 점차 모양을 갖춰가자 이제 우리 가족의 분신이 됐다”고 말했다.

이들 공무원들의 이색 체험 수기는 26일 오후 고인쇄박물관 세미나실에서 열리는 ‘청주시 1인 1액 펴내기 출판기념회’에서 소개된 뒤 올 연말까지 근현대 인쇄전시관 2층에 전시된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