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종 지사 3선 도전 ‘포석’…“내·외치형 적임자” 해석 분분

▲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 내정자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이장섭(54·사진)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산업정책 선임행정관이 충북도 차기 정무부지사에 ‘깜짝 발탁’됐다.

이를 두고 도청 안팎에서는 이시종 충북지사가 “본격 3선 도전 체제를 갖춘 것”이라는 정치적 해석과 “내치형·외치형 정무부지사의 역할을 고르게 수행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등 해석이 분분하다.

충북도는 최근 사의를 표명하고 이달 말 퇴직하는 설문식 정무부지사 후임자 선정을 위한 공모를 실시했다. 지난 27일 서류전형 합격자 3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한 뒤 이장섭 행정관을 정무부지사로 결정했다.

이 행정관은 그동안 지역에서 예상했던 정무부지사 후보군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

곧 퇴직할 설 부지사가 ‘전국의 4% 충북 경제’를 주창한 이 지사와 4년 11개월 동안 호흡을 맞추며 사실상 ‘경제부지사’ 역할을 했던 터라 후임 정무부지사 역시 경제분야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인사 선발이 유력하게 점쳐졌다.

하지만 확실하게 보장된 임기가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 8개월도 채 되지 않는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 유력하게 거론됐던 중앙부처 인사들이 고사하면서 선택할 카드가 마땅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두터운 인맥과 친화력이 뛰어난 이 행정관이 중앙정부와 정치권에서 이 지사와 충북도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이 부지사 발탁 이유를 현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하고 대국회 활동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으며 중앙정부, 정치권과의 가교 역할도 적극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제천 출신인 이 행정관은 제천고(31회)와 충북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청주민주운동청년연합 사무국장, 충북민주화운동협의회 상임위원, 통일시대국민회의 집행위원, 민주당충북도당 대변인, 국회교섭단체(민주당) 정책연구위원 등을 지냈다.

노영민 주중대사가 청주에서 3선(17~19대) 국회의원을 지낼 동안 ‘오른팔’ 역할을 하는 핵심 브레인으로 일해 왔다. 노 대사가 15대 총선에 출마했을 때 인연을 맺은 뒤 20여년을 함께해 온 ‘정치적 동반자’다.

지난해 20대 총선에서 노 대사가 불출마함에 따라 국회의장실 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고, 지난 5월 대선에서 노 대사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한 뒤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에 입성했다.

이 때문에 이 지사가 국회·도의회·사회단체 등과 유기적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정무 기능에 방점을 두고 이 행정관을 정무부지사로 발탁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이 정무부지사 임명과 관련, 그동안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던 이 지사가 사실상 3선 도전 의지를 굳힌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이 지사는 내년 6월 지방선거 출마에 대해 한 번도 공개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으나 이번 정치권 인사의 정무부지사 발탁은 3선 출마를 결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 지사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했지만 정작 당 소속 인사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 정무부지사 발탁을 통해 이런 부담도 털어낸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도의원들은 이 행정관의 정무부지사 발탁 인선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29일 성명을 내 “그의 경력이 충북도 정무부지사직을 수행하기에는 일천하다”며 “친문(친 문재인)에 줄대기식 정치적 코드인선을 즉각 철회하고 기업 투자유치나 정부예산 확보 등에 진력할 수 있는 중량감 인사를 재 발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당 충북도당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홍덕 도당 대변인은 “이 지사가 내년 3선 도전을 위한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거나 노 대사의 향후 정치적 입지를 고려한 전략적 인사라면 득보다는 실이 큰 인사라고 아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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