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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향계-운동과 노동의 차이 그리고 교육개혁<한희송>
풍향계-운동과 노동의 차이 그리고 교육개혁<한희송>
  • 한희송
  • 승인 2017.10.3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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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송 에른스트국제학교 교장

사람들은 종종 구분의 모호성에 의해 어떤 용어의 정의를 착각할 때가 있다. 육체적 노동과 체력운동이 종종 이런 종류의 오류에 이름을 올린다. 노동으로 지친 사람에게 운동을 하라는 말은 쓸모없는 말로 들리기 일쑤이다. 그러나 이 두 개념은 대부분 서로 상반된 입장에 선다. 운동을 위해서는 소득의 일부를 할애하지만 노동은 소득을 창출하기 위해 한다. 또한 운동은 육체적 기능의 향상이 목표인 행위인 반면 노동은 돈을 위해 육체적 기능의 사용이 목적인 행위이다. 다시 말하면 소득으로 보면 노동은 생산행위이고 운동은 소비행위이지만 육체적 기능과 건강으로 보면 노동은 소모의 방법이고 운동은 활성화의 방법이다. 이렇게 정 반대의 의미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노동을 열심히 했으므로 운동은 안 해도 된다는 생각에 종종 빠지는가?

물리적인 형태가 같다고 해서 실질적 내용이 같을 것이라는 착각은 객관적 측면이 주는 인식의 편리함에서 비롯된다. 이를 이용해서 생물들은 자신을 보호하는 무기로 개발하기도 한다. 색, 냄새, 모양 등의 위장술은 자신의 적들로 하여금 하나의 생물을 다른 존재로 착각하도록 만든다. 그런데 위장술이 전혀 없는데도 이런 착각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사람이 새끼줄을 뱀으로 착각하는 경우, 새끼줄은 스스로를 뱀이라는 위협적 동물로 보이게 해서 사람들이 자신을 가져가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를 가지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놀란 사람은 그 상황을 초래한 책임을 전가할 대상을 찾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지금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교육의 문제이다. 작금의 우리 사회가 개혁하려는 대상에서 교육이 그 수위를 차지하고 있음은 모두가 인지하는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토록 관심이 있는 그리고 개혁하고자 하는 ‘교육’이란 이름의 그 개념이 진정한 의미의 ‘교육’인지 우리는 생각해야만 한다. 개념적으로는 뱀을 잡으려 한다면 새끼줄을 거머쥔 것이 어떤 의미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개념의 혼동으로 인해 정권마다 고심 끝에 내어 놓은 교육개혁정책들이 오히려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사들의 교육개념을 왜곡시켜 왔기 때문이다.

교육이란 본질적으로 사람을 정신적으로 성장시키는 근본적인 사회구조를 의미한다. 물질적 환경은 교육으로 성장한 사회가 주는 부산물로써만 의미를 가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의 현실은 교육을 물질적 환경을 위한 수단으로 파악한다. “교육 -> 안정적 직장 -> 물질적 풍요 -> 행복”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인생의 절차이다. 이 논리가 ‘참’이 되기 위해서는 행복은 물질적 풍요에서 오며 물질적 풍요는 좋은 직장에서 오며 좋은 직장은 교육에서 온다는 것이 각 단계마다 증명되어야 한다. 그러나 행복은 불행의 의미를 이해하는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특혜이며 물질적 풍요를 추구한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더 가지지 못해 불행한 상태를 깨닫게 하는 도구이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권장되는 도서들에서 이 등식으로 살면 안 된다는 도서는 있어도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책은 없다. 위의 등식으로 산 사람에게 도대체 위인이 될 자격을 역사가 준 적이 결코 없다. 따라서 현재 우리의 교육개념은 정의와 역사와 학문의 본래 의미로부터 정반대의 방향에 위치해 있다.

현재 우리가 시행하고 있고 개혁하고자 하는 교육은 이미 교육이 아니다. 운동으로 착각한 노동이다. 그리고 뱀으로 착각한 새끼줄이다. 이로부터 오는 것이 돈과 시간을 아무리 투자해도 효과 없는 정책들이며, 무너지는 교실이며, 왜곡된 교사와 스승의 개념이며, 국가의 미래에 대한 걱정거리들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이다. 성공한 교육은 뿌리가 흔들린다 해도 백년을 버티는 동시에 잘못된 교육은 잘못을 깨달아서 고치는 노력을 한다 해도 백년이 걸려야 그 효과가 나타난다. 사람들의 인식을 대중적으로 바꾸는 데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든다. 이러한 사실이 주는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가 지식인들로부터 나와야만 교육은 온전히 자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이 현재 우리나라 지식인들에게 역사가 부여한 의무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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