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장모가 장관 후보자 미성년자 딸에게 거액의 재산을 증여한 문제로 정치권에서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장관 임명 전 거처야 할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가족 재산 증여문제로 논란이 제기된 홍 후보자는 과거 국회의원 시절 의정활동에서 한 말조차도 야권에서 발목을 잡을 기세다.

홍 후보자는 19대 국회에서 부의 대물림을 비판한 적이 있다.

이런 소신을 바탕으로 대(代)를 건너뛴 증여에 대한 대안으로 세금을 추가로 매기도록 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발의했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 후보자로 임명된 이상 야권에서 제기하는 부분을 대응할 수밖에 없겠지만, 인사청문회 통과를 장담할 수가 없을 정도로 비난 수위가 거세지고 있다.

홍 후보자의 ‘부의 대물림’ 문제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여당 측에서 적극 해명에 나섰다고 하니 더 이상 장관 자리를 비워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홍 후보자가 국회의원 시절 거론한 특목고 폐지 소신 문제도 논란거리를 만들고 있다.

홍 후보자가 자신의 딸을 국제중에 보낸 것을 두고 특목고 폐지 소신과 연결해 여야 모두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고 있다.

‘삼수·사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는 홍 후보자 저서도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생각을 뜻하는 ‘십인십색 (十人十色)’ 양상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공론화되며 장관 후보자를 상대로 한 비난 여론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민 눈높이 여론은 부정적이라는 반증일 수 있다.

얼핏 흘려들었을 때는 문제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학생 딸’과 ‘거액’, ‘부의 대물림’, ‘편법’ 등 홍 후보자에게 따라 붙는 자극적 문구는 천하장사도 못 배길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국민 정서와 맞질 않는다는 결론을 금세라도 내릴 수 있지만, 여권 반응을 보면 일단 청문회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인 듯싶다.

임명권자 의지가 홍 후보자 옹호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여권에서는 홍종학 장관 후보자 ‘분할증여’ 문제를 적극 옹호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터무니없는 공격과 왜곡이 도를 지나치고 있다’거나 ‘장관으로 손색이 없다’라는 여권 인사의 발언 내용을 들여다보면 논리적 비약이 너무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분할증여’ 문제가 절세라는 해석으로 국민 대다수인 서민들 입장에서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질지 자못 궁금할 따름이다.

긍정적 측면으로 본다면 불법이 아닐 경우 법률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다툼이 있을지언정 청문회 결과를 따지지 말고 대통령이 임명하면 된다.

부정적 측면은 국민 여론과 정서가 임명 문제에 제일 중요시하게 작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의 대물림’이라는 지적은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 여론에 편승하기 쉬운 문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중소기업 애로를 듣고 정책을 추진해 나가야 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장기간 부재로 가뜩이나 불황에 찌든 기업들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다고 절차와 형식을 무시하고 장관 자리 임명을 강행할 수는 없다.

전국에 TV로 생중계될 인사청문회를 지켜보고 여론을 잘 살펴본 뒤 장관 임명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홍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될 경우를 전제로, 현재 정치적 상황을 악화시키는 악수(惡手)가 안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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