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수백명씩 전출 희망…전입 교사 없어 10% 미만만 허락
‘정주 여건·승진 유리’ 잇단 세종행도…“교사 유출 대책 필요해”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충남·북을 떠나거나 떠나려고 하는 교사들이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을 떠나는 교사가 늘수록 사회적 비용 증가와 교원 수급 불안정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교원 이탈 러시를 막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5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중등 교원을 대상으로 타 시·도 교류 희망자를 모집한 결과 도내 중·고 교사 300여명이 전출을 신청했다.

교원 전출은 교육청간 1대 1 맞교환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중등교사는 교류 대상자와 지역 뿐 아니라 과목까지 같아야 해 전체희망자 중 10% 정도만 전출티켓을 얻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충북지역 전출희망자 340명 중 교류대상자로 확정된 교사는 23명에 불과했다. 1대 1 대상자만 있으면 교류가 가능한 초등교사의 경우도 지난해 도내 초등교사 신청자 299명 중 31명만 전출이 허용됐다. 충북을 떠나려는 교사는 많지만 들어오려는 교사는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교원들의 충북탈출은 근무 중 교단을 떠나는 교원(의원면직) 현황에서도 알 수 있다.

충북지역 의원면직 초등교원은 2011년 21명에 불과했으나 2014년 63명, 2015년 97명, 2016년 110명 등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의원면직 교사가 꼭 타 시·도 임용고시에 다시 응시한 것은 아니지만 90% 정도는 타 시·도로 떠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충남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타 시·도 전출을 희망한 충남지역 유·초·중등교사는 715명에 달했다. 초등이 325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등 293명 등의 순이었다. 40.9%가 수도권을 희망했으나 대전(94명), 전북(77명), 세종(62명)도 32.5%가 지원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처럼 교사들이 타 지역 근무를 희망하는 데에는 생활여건 등의 이유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출 희망지역은 서울과 경기가 1순위였으나 최근엔 세종지역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또 다른 지역갈등이 되고 있다.

중간급 경력을 보유한 교원이 부족한 세종은 타 시·도 교사들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최근엔 서울 다음으로 교원들이 선호하는 전출 희망지 2위를 세종이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종시 출범 이듬해인 2013년 이 지역으로의 교원 전출 신청자가 6명에 그쳤지만 지난해 28명, 올해 49명 등으로 신청자가 대폭 늘었다. 또 지속적으로 인구가 늘고 신규 학교가 세워지는 특수성 때문에 최근 몇 년간 교사들에게 일방전입을 받고 있다.

실제로 올해 대전지역 교원 49명(초등 33명·중등 16명)과 충남지역 초등교원 3명이 지난 3월 세종으로 전출됐다. 이는 일방 전출 통계만을 합산한 것으로 맞교환 형식의 전출까지 합하면 충청권 상당수 교원들이 세종으로 떠나고 있는 셈이다.

교사들의 세종행 선택의 가장 큰 이유도 정주여건 등 생활환경이 좋기 때문이다. 여기에 학교 신설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다른 지역보다 교감, 교장 승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이유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교육계에선 해마다 되풀이되는 교사 유출 문제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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