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의 관계 개선으로 침체돼 있던 지역의 관광 시장이 활성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한껏 높아지고 있지만 분위기에만 들떠있지 말고 이에 대한 대비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사실 지역 관광시장은 내수 경기 침체와 해외 여행붐으로 예년만큼의 활황이 이뤄지지 않은 지 오래다.

유명 고적(古跡)과 천연자원으로 이뤄진 지역 관광지의 방문객수나 수입면에서 화려했던 과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TV등 매체를 통해 연신 등장하는 관광지는 대부분이 해외다. 이로인해 해외 여행을 위해 국내에서 풀어야할 지갑을 닫고 꼬박 저축해 비행기에 몸을 싣는 이가 부지기수다.

그러다보니 가뜩이나 침체돼 있는 국내 경기가 나아질리 만무고, 국내 여행지도 여행객의 발길이 예전만 못하게 되는 관광 침체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지난 3월에는 중국 정부가 금한령(禁韓令)을 내려 단체 관광객(유커)들의 한국 관광을 사실상 막아 국내 관광시장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지역 관광시장도 예외가 될 수는 없어 그에 따른 타격이 만만치 않았다.

청주국제공항의 노선 90% 이상이 중국이고, 외국인 입국자의 90% 이상이 중국인이라는 점만 보더라도 피해를 가늠해볼 수 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해들어 1월부터 9월까지 청주국제공항을 이용한 중국인은 9만4098명으로, 지난해 20%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한령이 내려진 3월에는 7013명으로 급감했으며, 현재 국제선 노선은 중국 2개만 운항 중이다.

이런 와중에 들린 한중 관계 개선 소식은 낭보가 아닐 수 없다.

양국 정상이 10일부터 열리는 베트남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와 방향에 합의하게 되면, 이제 실질적으로 중국인 관광객의 입국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측면에서 김동연 부총리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된 방한(訪韓)관광시장 활성화 정책간담회에서 “최근 한중 관계가 개선되고 있고 국가적 행사인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이 100일 안으로 다가오는 등 관광산업의 어려움을 극복할 모멘텀을 제공하는 좋은 기회가 왔다”고 말한 것은 정부 역시 관광시장 전망에 대해 낙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나 지자체, 민간 모두 한중 양국 관계 개선으로 청신호가 켜졌다며 흥분하고 있지만 정작 앞으로 유커나 그 외 관광객을 맞을 준비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지는 의문이다.

물밀듯 관광객이 몰려오더라도 그들이 한국에서 만족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지역 관광 관련 종사자들도 마찬가지다. 한동안 관광객의 발길이 뜸해 나태해졌던 마음을 다잡고 이제는 맞을 채비를 해야만 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자’였다면 불황기 동안 상품 개발이나 서비스 방법 개선, 종사자들의 역량 강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을 것이다. 하지만 늦은 감이 있더라도 지금부터 이 호기를 잘 활용해 성장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지역 관광 시장이 살아나 지역 경제 발전의 계기가 되길 바라며 국가적으로도 부흥의 출발선이 되길 바라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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