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정치적 중립 밝혀라”VS민주당 “부적절한 요구”
이장섭 부지사 “걱정 않도록 하겠다” 일단락…갈등 불씨

▲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가 8일 오후 열린 360회 도의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유감 표명’을 하고 있다.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충북도의회 여·야 의원들이 이장섭(54) 신임 정무부지사의 ‘유감 표명’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하는 일이 벌어졌다.

8일 오후 충북도의회 본회의장에서 360회 정례회 1차 본회의가 열렸다.

먼저 이시종 지사가 관행대로 신임 정무부지사를 소개하고 이 부지사가 목례로 인사를 마치자 자유한국당 소속이었던 김학철(무소속 충주1) 의원이 “낙하산 인사를 철회하라”며 본회의장에서 퇴장하면서 술렁였다.

이어 임회무(괴산) 한국당 원내대표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자 더불어민주당 이광희(청주5) 의원이 “무슨 의사진행발언이냐, 나중에 5분 자유발언을 신청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본회의장이 소란스러워졌다.

임 원내대표는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이 부지사가 충북도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논란을 잘 헤쳐 나갈지 아직도 의구심이 든다”며 정치적 중립을 지키고 오로지 도정 발전과 도민을 위해 일하겠다는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의장 대행으로 회의를 진행한 한국당 소속 엄재창(단양) 의원이 이 부지사에게 발언대에 설 것을 요구하자 이시종 지사는 “이건 예의가 아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민주당 소속 김영주(청주6) 의원도 “(한국당 도의원들이) 이 부지사의 자격이 충분치 않다고 하는 것은 정치적 주장일 뿐”이라며 “본회의장에서 신임 부지사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맞섰다.

김 의원은 “청와대, 국회 등과 협력관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 부지사가 선택받은 것인데도 한국당은 막무가내식으로 거부하고 있다”며 “다른 시·도에서도 정무역할을 하는 정당 출신 정무부지사를 임명하고 있다”고 이 부지사를 지원했다.

김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한국당의 한 의원은 “정무부지사가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본회의를 중단하자”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란 끝에 이 부지사는 발언대에 서지 않고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도의회가 걱정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어 엄 부의장이 “여러 의원들의 우려가 불식되도록 열심히 일해 달라”고 화답한 뒤 다음 의안을 상정하면서 본회의가 예정대로 진행됐다.

이날 본회의는 일단 봉합됐으나 ‘데뷔 무대’가 매끄럽지 않았다는 점에서 도의회와 집행부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해야 하는 이 부지사의 앞으로 행보가 순탄치 만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앞서 이 부지사가 본회의장에서 유감표명으로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히고 취임 이틀째인 지난 7일 김양희 의장과 면담이 성사되면서 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풀리는 듯 했지만 이날 본회의장 여·야 충돌로 논란의 불씨는 남았다.

이번 정례회 기간 행정사무감사와 올해 세입·세출 추가경정예산안, 내년 예산안 심사가 잇따라 열릴 예정인 가운데 여·야 갈등이 커지면서 이번 회기 내내 충돌을 이어갈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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