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진흥정책위 후보지 용산 의결…연내 최종 부지 확정
국립민속박물관 세종시 이전 검토…“충북문학관 건립해야”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한국 문학 진흥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국립한국문학관의 충북 유치가 무산됐다.

9일 충북도에 따르면 전날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충북도 등 지자체와 문학계, 시민단체, 학계관계자,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학진흥정책위원회 공동 주최로 ‘1차 문학진흥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강형철 문학진흥정책위원회 부위원장은 “3차례 위원회 심의를 거쳐 용산공원 내 국립중앙박물관 부지를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의 최적 후보지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올해 안에 문학계, 환경·도시계획·건축분야 전문가와 서울시,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국립한국문학관 설립 협의체’를 구성할 방침이다.

협의체는 주변 지역과의 생태·문학적 적합성을 검토한 후 최종 부지를 확정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당초 이 부지로 옮겨올 예정이던 국립민속박물관을 세종시에 조성될 국립박물관 단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문체부는 지난해 5월 공모를 통해 한국문학 유산과 원본 자료의 체계적 수집·복원·보존·연구·전시·교육기능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인 한국문학관 부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전국 24개 지방자치단체가 신청하는 등 과열양상을 보이자 같은 해 6월 24일 공모 절차를 잠정 중단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이후 토론회와 의견수렴을 거쳐 지난해 12월 옛 서울역사, 서울 용산구 국립극단 부지, 용산가족공원 부지 등 3곳을 후보지로 추린 뒤 타당성 검토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이날 용산가족공원은 미군기지 반환 부지에 추진 중인 용산공원의 일부로 공원 관련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며 문체부의 한국관 건립 계획에 난색을 표하고 나섰다.

그동안 문학관 설립을 두고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국립 기관의 위상과 상징으로 여러 지자체들이 유치 경쟁을 벌여왔다.

충북도는 청주시 복대동 흥덕구청 옆 공공부지와 옥천군 정지용 문학공원 일원을 후보지로 추천했다.

청주시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현존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의 고장이고 경부·중부고속도로, KTX오송역, 청주공항이 자리 잡은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라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옥천군은 시 ‘향수’로 유명한 고 정지용 시인의 고향이고 교통 접근성이 좋을 뿐 아니라 대전·세종과 가깝고 주변에 육영수 여사 생가도 있어 한국문학관 유치시 관광밸트화도 가능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특히 충북은 도종환 국회의원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문체부 장관으로 입각하면서 문학관 건립에 거는 기대가 컸다.

대전시는 중구 옛 충남도청사 부지와 유성구 대전월드컵경기장 인근 유휴 국유지 등 2곳을 후보지로 추천했다.

충남도는 홍성·예산의 내포신도시와 보령시를, 세종시는 행복도시 내 국립박물관 단지 2단계 사업부지를 추천했다.

정일택 충북도 문화예술산업과장은 “이시종 지사와 도내 문학계 관계자들이 한국문학관 유치를 위해 공을 들였으나 결국 서울로 후보지가 결정돼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정 과장은 “청주에는 변변한 미술관 조차 없다”며 “옥천의 지용문학관과 보은의 오장환문학관이 잘 되고 있듯이 민간차원의 추진위를 구성해 충북의 중심 청주권에 충북을 대표하는 ‘충북문학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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