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2배에 달한 22조원 투자유치 ‘경제시장’…
정자법위반 재판으로 임기내내 발목잡혀 ‘레임덕’

이승훈 전 청주시장

(동양일보 경철수 기자)중도 낙마한 이승훈(사진) 초대 통합청주시장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2014년 6.4지방선거에서 유력후보를 물리치고 당당히 초대 통합시장으로 취임했지만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임기 7개월여를 남겨놓고 불명예 퇴진하는 최초의 사례가 됐다.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후보였던 이 전 시장은 17만8336표(50.74%)를 얻어 당시 유력후보였던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한범덕 후보를 불과 5225표 차로 따돌리며 어렵게 당선됐다.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뒤 1년여 만에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것이다.

이 전 시장은 취임 후 ‘일등경제 으뜸청주’를 슬로건으로 경제 시장을 자임했다. 민선 6기 취임 후 1년여 만에 SK하이닉스로부터 15조5000억원에 달하는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또 임기 3년 5개월여 동안 당초 목표였던 투자유치 10조원의 두 배가 넘는 22조원 가량을 유치하며 ‘경제 시장’으로서의 면모를 뽐냈다.

이 밖에도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 및 청주관 유치, 노후화 된 청주산단 고도화 산업 국가지원 확정, 옛 청주연초제조창 도심재생사업을 원만히 추진해 왔다.

여기에 현존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와 함께 청주를 국제도시화 할 수 있는 유네스코 국제기록유산센터의 청주유치를 지난 7일 프랑스 파리 출장길에 확정지었다.

하지만 이 전 시장은 지난해 2월 정자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되면서 임기 내내 재판을 받느라 발목이 잡혔다.

또 부시장 직속의 인사담당관제를 도입, 적극적인 발탁인사로 통합청주시에 활력을 넣으려 했지만 각종 부작용이 속출하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각종 공무원들의 비위·일탈행위가 터져 나오면서 ‘조기 레임덕이 온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왔다.

그도 그럴 것이 공직사회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금품수수 및 향응에 보도방 영업, 몰래카메라사건, 사무실 폭행사건 및 간부 자살사건, 승진자 원정 축하연, 고위직 간부의 음주측정 거부 등 연일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시는 청렴결의대회에 수시교육, 암행감찰에 상시감사 등 공직기강확립을 위한 온갖 대책을 내놨지만 결국 흔들리는 공직사회를 바로잡지 못했다.

이 전 시장은 고강도 공직기강확립을 위한 종합대책으로 징계수위 강화(승진제한)와 부서연대책임을 도입하고, 간부 공무원들이 머리 숙여 사죄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를 두고 시청 안팎에선 “이 전 시장이 재판을 받는 동안 조기 레임덕이 왔고 이로 인해 운신의 폭이 좁아지면서 조직 장악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시장은 초대 통합시의 경제발전을 견인하며 ‘경제 시장’이란 닉네임을 얻었지만, 초대 통합시의 조직융합엔 별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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