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상당수 오전시간 등교 수험 준비 나서
수시·정시 1주일 연기…12월 12일 성적 통지
시험장 재배치 없을 듯…시험실 교체 논의 중

▲ 2018학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일주일 연기된 16일 대전의 한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들이 학교에 나와 자습을 하고 있다.

(동양일보 정래수·이도근 기자) 대학수학능력시험 제도 도입 후 처음으로 자연재해로 인한 수능 연기라는 초유의 사태에 당황했던 수험생들이 다시 한 번 마음 추스르기에 나서고 있다. 교육당국도 수험생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한 후속대책 마련에 나섰다.

수험생들은 지난밤의 혼란을 잊고 심리적으로 동요하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당초 수능 시험날인 16일 오전 청주의 한 고등학교 교실에는 고3 수험생들이 실전 문제집 등을 풀며 평소와 같이 수험준비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 학교 고3 담임교사는 “오전시간 상당수 학생들이 등교해 공부를 시작했다”며 “일부는 혼란스러워 했으나 대부분 밤새 놀란 마음을 추스린 것 같다”고 교실의 차분한 분위기를 전했다.

수험생 이모(18)군은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을 가다듬고 있다”며 “주변에선 ‘1주일이 더 생겼다’며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다”고 말했다. 학부모 김모(51)씨도 “아침 출근길에 고3 딸을 학교로 태워줬는데 학교 앞에 등교하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했다.

시험장 안전상의 이유로 수능 연기를 결정한 교육당국도 관련 후속대책을 내놨다.

교육부는 수능이 1주일 연기됨에 따라 대학별 논술·적성·면접 등 수시·정시 모집일정을 한 주씩 연기, 수험생의 혼란을 줄이기로 했다. 또 전날 지진 이후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포항지역 수험생을 위한 대체 시험장 마련 등 후속 조치 방안을 오는 18일까지 마련하고 개별학생들에게 21일까지 수능고사장을 다시 안내키로 했다.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18학년도 수능 시행 연기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박 차관은 “수능 연기에 따라 수시모집 일정을 1주일 연기하고 수능 시험 이후 이의신청과 정답 확정 등 일정 역시 1주일씩 순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시 등록기간은 다음달 18~21일에서 25~28일로 밀리며 수시 미등록 충원 마감은 내년 1월 4일로 미뤄진다.

당초 12월 30일~내년 1월 2일이던 정시 일정도 1주일 순연하되 추가모집 일정을 조정, 대학의 입학과 학사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정시 일정이 미뤄지면 3월 시작되는 학사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만큼 정시 추가모집 기간을 예년보다 소폭 단축키로 했다.

성적통지도 연기된다. 박 차관은 “채점기간을 기존 19일에서 18일로 하루 단축해 다음달 12일까지 학생들에게 성적을 통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능 시험장 재배치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차관은 “현재로선 포항이 아닌 다른 지역에 대해서는 수능 시험장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수능일까지) 시간이 워낙 제한적이어서 또 다른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충청권 교육청도 수능 연기에 따른 대책을 추진한다.

충북도교육청은 이날 수능 시험지 보관과 보안 관리를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 상주 인력은 2명으로 유지하되 주변 순찰을 강화키로 했다.

재학생 수험표는 분실 등 문제 예방을 위해 학교에서 일괄 관리할 계획이다. 또 응시원서와 시험장 학교에서 소요되는 물품은 별도 보안 장소에서 보관키로 했다.

수험생들에게 지정된 시험장은 교체하지 않지만. 부정행위 방지 차원에서 시험실을 바꾸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시교육청은 지역 모든 학교시설에 대한 긴급 특별안전점검을 하기로 했다. 이는 이번 지진으로 한밭초와 태평중에서 외벽재 탈락과 건물바닥 균열이 발생, 주변 접근금지 조치가 내려진 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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