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원 충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규원 충북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세익스피어는 오래전 들은 이야기이라 지금은 그 약발이 떨어졌을 수도 있으나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하니 편히 몇 말씀 드리겠다.

이른바 사회통합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접근을 하는 대부분의 전문가나 활동가들은 목적 지향 혹은 목적 중심적인 입장을 갖게 되는 것이 다반사라 다양한 사회적 현상이나 욕구, 트랜드는 후순위에 놓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즉 사회 통합을 위해서는 통합을 가로막는 갈등이나 분쟁과 같은 상황을 해결함으로서 가능하다고 생각을 하지 그러한 갈등을 잉태한 혹은 분쟁이 조정된 후의 트라우마 등등 이른바 맥락적, 문화심리적 측면에서의 장기적이면서도 누적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그 중요도가 비교적 후순위에 위치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UK의 경우에 의도한 것이든 혹은 그렇지 않던 간에 사회통합을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하는 것일까.

물론 이른바 여왕과 타인의 명예훼손을 제외한 어떠한 발언, 예컨대 공산당 찬양도 허용된다는 이른바 피카딜리 광장에서의 스피치 코너와 같은 것은 제외하자. 영국인들은 초등학생 때의 교육에서부터 사회통합을 위한 노력을 한다고 한다.

즉 초등학생들은 세익스피어의 희곡들에 대해서 읽고 또한 글짓기를 할 때 특정 문장이나 단어를 활용한다던가 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문호의 희곡에 익숙하게 만든단다.

이후 중학생이 되면 희곡을 무대에 올린 즉 연극을 보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극관람은 한국의 일부 경우에서처럼 극장 입구에서 낯모르는 관람객이 주는 반쪽짜리 입장권을 부모가 구걸하듯이 받아서 학교에 제출하면 연극 관련 수업을 이수한 것으로 되는 것과 같은 방식이 아니라 예컨대 2학년 1학기 국어교과의 제13과는 세익스피어의 리어왕 관람 등과 같이 특정 교과의 커리큘럼으로 명확하게 규정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고교생이 되면 같은 연극을 다른 연출자가 만든 것을 관람토록 해서 연극은 연출자에 따라서도 그 내용이나 의미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줌으로서 나하고는 다른 사람들을 타자화 한다던가 배타적인 시선으로 본다든가 하는 등의 조금은 공격적이고 소외시키는 방식의 타자와의 관계하기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정치적으로는 보수나 진보냐, 경제적 혹은 문화적으로도 다양한 견해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익스피어에 관한한 이견이 없기에 이른바 국론의 분열은 의견의 다양성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만난 대구경북 지역의 인문학자 한 분은 대구경북지역의 통합을 위해서 “이승만의 자유당 독재정권의 횡포와 부패, 실정이 절정을 이루고 국민들의 생활이 “못 살겠다 갈아보자”고 할 만큼 빈곤과 불법적 인권유린이 극에 달한 상황 에서 대구 지역 고등학생들의 자발적 민주적 저항 운동(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홈페이지 인용)인 2.28운동을 사회통합을 위해서 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민주화 운동을 단순히 기념하는 것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4.19의 뿌리로서 2.28을 위치시켜 지역민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이를 통해 지역 통합을 이루려는 방편으로 많은 공감이 되었다.

이와 관련해서 들은 재밌는 에피소드 중 하나는 작년 말 대구지역의 촛불 집회에서 한 고교생이 1960년도에는 민주화 운동에 앞선 당시의 고교생들이 이제 60여년이 지난 지금은 보수 중에서도 핵심 보수세력으로 변모한 일부 인사들을 향해서 ‘할아버지들이 고교생 때 했던 시위와 지금 우리가 하는 것이 어떤 차이가 있느냐’는 푸념을 했단다. (내로남불로 웃었다) 아무튼 우리 지역은 사회통합을 위해서 어떠한 문화원형을 콘텐츠화 할 수 있을까.

일회성 이벤트가 넘쳐 나는 요즘이라고 하더라도 우리중 누구라도 생각에 고민을 더하다보면 해결책이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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