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날 지진 나면 매뉴얼 따라 조치
“부담감 떨쳐야…평상심 유지가 관건”

▲ 2018 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가 4일 앞으로 다가온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학업성취 기원 법회 열리고 있다. 수험생 학부모 등 불자들이 자녀의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며 기도를 하고 있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큰 지진 나면 수능 또 미뤄지나요?”

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으로 당초 일정보다 한 주 뒤인 23일로 연기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두고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걱정이 크다. 수능 연기 결정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수능 재연기 가능성을 묻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청주지역 한 고교 교사는 “많은 학생들이 (수능 재연기에 대해) 궁금해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문의가 잇따르는 것은 포항 강진의 여진이 계속되면서 수능일 또 다른 지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9일 밤 11시 45분과 20일 오전 6시 5분께 포항에서 규모 3.5, 3.6 여진이 잇따르면서 수험생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수능 재연기 없다”

교육부는 또 다시 지진이 발생하더라도 수능은 예정대로 시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체적인 수능 재연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0일 ‘수능 시행 범정부 지언대책 및 포항 수능 시험장 운영방안’ 합동브리핑에서 “수능을 다시 준비하려면 2개월 이상 걸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수능 시험에 대한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부겸 행자부 장관.

다만 포항지역은 진원지에서 가깝고 피해가 컸던 북부 시험장 4곳을 남부 대체시험장으로 옮겨 시험을 치른다. 수능 당일 입실 시간인 23일 오전 8시 10분 전 여진이 발생하면 포항지역 수험생은 경북 영천·경산 등 인근지역 예비시험장으로 이동해 응시하게 된다.

교육부는 수능 당일 기상청에 교육부 관계자들을 파견, 지진이 발생하면 전국 1180개 시험장 책임자에게 문자메시지로 바로 알리는 등 즉각 대응키로 했다. 시험 도중 여진이 일어나면 행동요령에 따라 대응하되 피해 정도가 큰 일부 지역은 성적무효조치까지 포함한 대처에 나설 계획이다.

신속한 대처를 위해 수능 중단 결정은 일선 학교장이 내리게 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귀가 안내 조치를 하기로 했다.

김 부총리는 “시험이 끝날 때까지 비상관리체제를 유지해 연기된 수능을 차질 없이 시행하고, 특히 포항지역 학생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침착한 마음 잡아야”

재난재해에 의한 첫 수능 연기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아 불안감을 조성하기보다는 학교와 교사들이 나서 수험생들이 차분히 수능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일선 고교 교사들과 입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충청권의 경우에도 수능 연기 이후 일부 수험생들이 혼란스러워하기도 했으나 대부분 심리적 안정을 찾으며 다시 찾아온 수능 준비에 한창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불안감을 딛고 침착한 마음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불안감에 휩싸여 컨디션 조절에 실패하는 것 뿐 아니라 ‘또 다른 기회’라는 생각에 무리하게 공부하는 것도 좋지 않다는 얘기다.

정용관 스카이에듀 총원장은 “수능 연기는 수험생 모두에게 닥친 일”이라며 “침착하게 23일을 기준으로 수능형 바이오리듬을 다시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병진 이투수 교육평가연구소장도 ”수능일까지 ’누가 더 평상심을 유지하는냐‘가 수능 성패를 가리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컨디션 관리도 필수다. 수능 연기에 따른 심리적 스트레스는 시험 당일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는 수험생들에게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평소대로 식사를 하고 충분한 수면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심리적 불안정에다 최근 불어 닥친 한파로 감기몸살에 쉽게 걸릴 수도 있다.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찬 바람을 조심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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