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년 SOC 예산 삭감… 활성화 기대도 힘들어

(동양일보 이정규 기자) 박근혜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도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을 축소시키면서 건설시장의 찬겨울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인 이 같은 흐름 속에 충청권에서도 건설 수주가 급감해 건설업계의 시련의 계절이 이어지고 있다.

20일 충청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충청권의 건설수주액은 총 3조3140억 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8.1%가 감소했다.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무려 85.9%p나 감소한 액수다.

공종별 3분기 수주는 건축 부문이 6.2% 증가했으나 토목 부문은 25.8%가 감소했다.

발주자별 수주는 민간 부문에서 1.2% 증가했으나, 민자 부문은 100.0%, 공공 부문은 25.1%가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주 내용을 전체적으로 따져보면 충청권 아파트 건설 붐과 공장 유치로 민간·건축 분야는 증가했지만, 공공부문이나 민자부문 수주가 줄면서 토목은 상당히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과 충남은 건축·민간 부문 수주 증가로 전체 수주액이 약간 늘었지만 세종과 충북은 수주액 감소를 보였다.

대전시의 건설수주는 총 8510억 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186.3% 증가했다. 2분기보다는 136.7%p 늘었다.

공사 종류별로는 건축 부문 수주가 243.8% 늘었지만 토목은 79.6%가 감소했다.

발주자별로는 민간이 329.4%나 수주가 증가했지만 공공 부문 수주는 67.1%가 감소하며 크게 대조를 보였다.

세종시는 신도시 건설이 한창인데도 건설수주액이 총 4320억 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37.9% 감소했다. 전분기보다는 1.4%p 소폭 증가했다.

세종시 기반공사가 많은 점이 반영돼 토목 부문 수주가 227.0% 증가했다.

하지만 건축 부문은 78.5%가 감소했다.

발주자별로는 공공 부문이 90.7% 증가한 반면 민간 부문이 88.6% 수주가 감소해 지역 내 SOC사업이 계속되고 있지만 아파트 등 민간 분야 투자가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충북도의 건설수주는 총 2150억 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76.7% 감소했으며 전기(2분기) 대비 674.3%p나 줄어 충청 지역별 최대 감소치를 보였다.

공사 종류별로 건축 부문은 81.6%가 줄었고, 토목 부문은 68.8%가 감소했다.

발주자별로는 민자가 100.0%, 민간은 78.5%, 공공부문은 73.1%)가 각각 줄었다.

충남도의 건설수주는 총 1조8160억 원으로 전년동분기대비 7.3% 증가했으며 전기대비 3.5%p 늘었다.

공사 종류별로 건축(80.8%)부문은 수주가 증가했지만 토목은 30.7% 감소했다.

발주자별로는 민간 부문은 27.3% 수주가 늘었지만, 민자는 100.0% 공공은 29.6% 수주 감소를 나타냈다.

충청권 각 지역별로 특수한 상황인 세종시를 제외하고 공공부문이나 민자부문 수주가 크게 줄고 있지만 향후 개선될 여지가 있을지 미지수다.

정부가 내년 예산안 편성에 있어 SOC 예산을 올해보다 20% 삭감한 채 국회에 제출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공부문 등의 수주 감소는 건설시장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경제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건설시장의 활성화를 외면하는 정책이야말로 가뜩이나 얼어붙은 국내 경기를 더 위축시키는 결과만 낳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