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주 중원대 교수

(이상주 중원대 교수) 전쟁과 사랑엔 비겁이란 말은 없다. 전쟁에는 이기면 되고, 사랑하는 사람은 차지하면 된다. 옳지 않고 그른 일이지만 그렇게 지속돼왔다. 근자 ‘가짜뉴우스’라는 말이 남발됐었다. 대개 2016년,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사용한 이후 한국사회에 통용됐던 것으로 보인다.

‘가짜뉴우스’라는 말은 한자성어로 유언비어(流言蜚語)이다. ‘헛소문 만들어 퍼뜨리기’이다. 근자 진실을 가장한 유언비어가 난무하여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보는 사람이 늘고 있다.

유언비어의 역사는 오래됐다. 유언비어는 심리최면학적 응용의 한 양상이다. 중국의 고사 ‘삼인성호(三人成虎)’가 있다. 여러 사람이 거짓말을 하면 참말이 되어 버린다는 뜻이다.

사람들에게 최면을 걸고 유언비어를 유포하여 덕을 본 인물은 역사 속에 적지 않다. 진섭(陳涉)은 진(秦)나라 때 인물로 머슴살이를 했다. 자기 아버지의 묘소를 쓸 때 동네 사람들에게 크게 발복(發福)할 명당이라 했다 한다. 그리고 진시황(秦始皇)의 행차를 보고 언젠가 저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 후일 진섭은 진시황이 죽은 후, 추종자들의 추대를 받아 왕이 되어 국호를 장초(張楚)라고 했다. ‘제비와 참새가 어찌 기러기와 고니의 뜻을 알겠는가”라는 말이 유명하다.

트로이의 목마도 유언비어로 전승한 사례이다. 트로이 전쟁에서 드로이군의 성문 앞에 커다란 목마가 있었는데 그리스군이 목마 속에 들아가 숨었다. 그리고 목마를 성안으로 들여놓아야 승리한다고 유언비어를 퍼뜨렸다. 트로이군이 목마를 성안으로 옮겨들여놓자 밤에 그리스군이 기습하여 전승했다는 내용이다.

우리나라에도 유언비어를 조작하여 정적을 몰락시킨 유명한 인물이 존재한다. 남곤이라는 분이다. 조광조(趙光祖)를 제거하기 위하여 궁중에 있는 나뭇잎에 꿀로 ‘주초위왕(走肖爲王)’이라는 글자를 써서 벌레가 갉아 먹게 한 다음, 궁녀로 하여금 그 잎을 따다가 중종한테 바치게 하였다. ‘주(走)’와 ‘초(肖)’를 합치면 조(趙)가 된다. 즉 조씨가 왕이 된다는 참언을 만든 것이니, 즉 조광조를 지칭한 것이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상대를 제압하고 승리하고자 유언비어를 날조 유포 조작하는 사악한 자가 있는 한, 유언비어 날조유포는 사라지지 않는다. 각자 당하지 않도록 조심해야한다.

『토정비결』, 『서계가장결(西溪家藏訣)』, 『반계결(磻溪訣)』 등 비결서도 많다. 비결서의 내용은 때로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다. 자기가 그 예언의 주인공이 될 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군자비결(君子秘訣)』이라는 예언서가 있었다 한다. 군자산(君子山)의 정기와 성황천 용암의 용덕(龍德)을 받고 태어난 인물이 조선 개국 630년 이후 육조판서가 된다고 이 비결에 기록됐다 한다. 이 그는 도인(陶人)이 출현한다는 전설이 있는 고향에서 태어난다고 한다. 그는 중국 맹자(孟子)의 후신(後身)이며 학문과 인품을 잘 도야하고 식견이 있는 인물로, 동서고금의 전통교육사상을 융합하여 세계를 선도하는 선진창의인성적 영재를 양성하여 한국의 국위를 더욱 선양케한다고 적혀있다고 한다. 이 비결서는 도인촌(陶人村)에 사는 은일도사(隱逸道士)가 지었는데 집에 불이 나서 타버렸다 한다. 도력(道力)이 높아 집이 타는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타게 놔뒀다는 설도 있다. 천기누설로 화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모르는 척했다는 설도 있다. 은일도사는 성도 이름도 잘 모르고 은둔해서 사는 도사라 하여 은일도사라 했다고 전해온단다.

우리나라에서 유언비어를 날조유포해서 국제결혼에 성공한 세기적인 남자는 단연 백제의 무왕이다. 「서동요」는 다음이 해석할 수 있다. “선화공주님은 남몰래 사귀어 두고 서동방을 밤에 몰래 안고 가다” 서동은 왕이 되기 전 이 노래를 경주시내에 유포하여 선화공주를 추방당하게 하여 그녀와 결혼하고 나중에 무왕으로 즉위했다. 유언비어 날조유포 성공작전이다. 연애성공론 3강녕 5조목의 하나이다. 어린이들이 부르는 그 노래의 진의를 신라조정에서 몰랐겠나. 백제와 혼인관계를 맺으려고 고의적으로 선화공주를 추방했을 수 있다. 이게 심리최면학이며 불가해한 인간세상사다. 현재 “특정 개인을 상대로 허위사실을 유포할 경우 처벌할 수 있으나 피해자가 불명확할 때는 단속할 법적 근거가 없다.”한다.

유언비어는 두 얼굴의 마법사다. 잘 쓰면 필승, 못 쓰면 필패다. 미인(美人)같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유언비어를 작성 유포하여 한국이 세계의 희망, 인류의 미래가 되게하자. 곧 그렇게 된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