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교육감 핵심 공약 ‘행복씨앗학교’ 난타
제주수련원에 ‘펜트하우스’…“3년간 무료 사용”

▲ 20일 오전 청주시 서원구 충북교육청에서 열린 '충북도의회 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 참석한 도교육청 관계자들이 메모하고 있다.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초호화 수준의 비밀객실을 무료로 사용하는 것은 특혜 아닙니까.”

지난 20~21일 열린 충북도의회의 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는 교육위원들의 뜨거운 열기로 마치 청문회와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내년 재선이 유력한 김병우 교육감을 겨냥한 파상 공세가 이어지는가 하면 여·야 의원들 간 날선 신경전도 벌어졌다.

집중적인 공격대상이 된 것은 김 교육감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충북형 혁신학교 ‘행복씨앗학교’다.

김 교육감이 교육감 취임과 함께 내세운 행복씨앗학교는 학생·학교 자율 프로그램을 통해 공교육 내실화를 이루겠다는 김 교육감의 핵심 정책이다.

윤홍창(자유한국당) 의원은 일부 행복씨앗학교가 예산을 학습활동에 쓰지 않고 간식비로 쓰거나 단체복, 상품권, 신발장 장만에 사용한 사례 등을 언급하며 “사춘기 아이들이 ‘우리 학교는 수시로 간식주고 단체복 해 입고 상품권도 나눠준다’고 한다면 그렇지 못한 학생들이 느낄 차별감과 불평등은 누가 보상할 것이냐”고 지적했다.

임헌경(국민의당) 의원은 행복씨앗학교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을 문제 삼았다. 임 의원은 “행복씨앗학교가 김 교육감의 핵심공약이라고 하지만 기초학력 미달률이 도내 중학교가 평균 2.38%인 반면 행복씨앗학교 6개교는 평균 3%에 달할 정도”라며 “행복씨앗학교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교육청 산하 충북학생해양수련원 제주수련원에 교육감과 측근 등을 위한 ‘무료 펜트하우스’가 존재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종욱(자유한국당) 의원은 “제주수련원에 일반 객실보다 넓고 집기류도 크게 다른 비공개 객실 2곳이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방 2칸 구조에 고급 집기, 가전제품을 갖춘 이 객실을 소개하며 “펜트하우스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해당 객실을 이용한 간부들의 이름을 공개한 뒤 “김 교육감도 지난 7월 29일~8월 4일 비공개 객실을 사용하면서 사용료를 납부하지 않았다. 지난 3년간 관행적으로 이뤄졌다면 특혜 아니냐”고 류정섭 부교육감에게 따져 물었다.

그는 “이 객실은 교육감과 측근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VIP룸”이라며 “김 교육감은 비밀객실을 학부모, 학생, 교직원, 퇴직공무원에게 돌려달라. 그것이야 말로 특권을 내려놓는 혁신교육감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류 부교육감은 “숨겨왔던 것은 아니다”며 “보다 널리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공개 객실 전환을 추진 중”이라고 해명했다. ‘관행적인 무료 사용’에 대해서는 “맞다”고 짧게 답했다.

감사 도중 시간초과나 특정 학교의 교내 성폭행 사건이 공개적으로 등을 놓고 여·야 의원들 간 날선 공방도 이어졌다.

이숙애(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날 도내 A학원 행감 과정에서 행감 증인으로 출석한 학원 관계자에 대한 질의 도중 이 법인 소속 학교에서 발생한 성폭행 사건을 언급한 것을 두고 이날 김학철(무소속) 의원은 성폭력 사건의 공개적인 언급이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후 행감은 비공개로 진행되며 공방이 매듭지어지는 듯 했으나 김 의원이 다시 이 의원이 질의한 성폭력 관련 자료 제출 경위를 캐물으며 해당 장학관이 급하게 증인으로 출석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앞서 두 의원은 전날에도 이 의원의 질의시간 초과 등을 두고 설전을 벌이는 등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법인 측은 “학생 성폭력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속기록 삭제 등 후속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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