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주 청주대 교수

(정진주 청주대 교수) 2016년 8월부터 단독주택을 제외한 모든 소규모 건축물의 설계-감리를 분리해, 건축시 허가권자가 지정한 감리자가 감리를 맡아야 한다. 이는 원 설계자가 아닌 별도의 건축사를 감리자로 지정해 소규모건축물의 부실공사와 불법을 방지한다는 취지이다. 일반적으로 단독주택은 감리자를 별도로 지정하지 않기 때문에, 또한 지정한다 하더라도 주택공사시, 공정별로 건축주가 확인하고 알아야 할 “스스로 감리” 체크리스트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자 한다.

첫 번째, “터파기공사”는 측량후 건물의 위치를 잡는 기초공사로서, 1층 공사후 외벽방수를 위한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건물 크기보다 넓게 터파기해야 하며, 꼭 동결선 이하로 터파기를 해야 콘크리트가 얼고 녹고 하지 않아 기초 및 건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

두 번째, “철근배근공사”는 설계도면대로 철근 간격이 배근되는지 철저히 확인한다. 하부 단열재와 철근 사이에 2-3cm 간격이 있어야 그 사이에 콘크리트가 잘 채워져 철근이 제 강도를 내는 데 가장 중요한 피복두께가 나온다. 이를 위하여 “스페이서”라는 철근을 받치는 시멘트나 플라스틱 블록 재료가 잘 끼워지고 있는 지 확인한다.

세 번째, “거푸집공사”는 외벽체부터 세우고, 이후 단열재(스티로폼으로 할 경우) 채우고, 철근 배근 조립한 후 전기 배선구 및 스위치·콘센트 박스 설치(미장 전까지는 변경 가능하나 위치 확인 중요)하고, 수도 및 각종 설비공사후 내벽체측 거푸집공사 순으로 마무리된다. 추후 우레탄 폼으로 충진 가능하지만, 단열재가 기밀하게 공사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네 번째, “콘크리트 타설공사”는 타설작업보다 콘크리트 양생기간이 더욱 중요하다. 지역과 기온에 따라 다르지만, 슬라브 위에서 다른 공정을 진행할 수 있으나, 거푸집 떼는 시기는 반드시 지키도록 공사자에게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보와 슬라브를 받치는 동바리는 최상의 강도 확보 차원에서 마지막 단계에 철거하도록 꼭 지켜야 한다.

다섯 번째, “벽돌조적 외벽공사”는 벽돌 색상과 크기, 줄눈 색상을 미리 시공자와 선정하고, 조적공사후 백화현상 억제와 방수를 위해 벽돌 외벽면에 발수제 도포를 사전에 검토한다. 별도의 공사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1일 벽돌쌓기 높이는 1.2m 이내로 해야 제 강도를 확보하고, 층마다 연결 철물을 설치해야 벽돌 탈락을 막을 수 있다. 현장에서 거의 지켜지지 않는 부분이다. 그런데, 요즘 주변에 붉은 벽돌 색상의 신축건물을 찾기 힘들다. 이유는 건축업자의 하자보수 기피 때문이다. 벽돌공사를 하면, 벽돌 사이에 들어가는 줄눈의 모르터르 성분이 비와 습기에 노출되면 흰 색으로 변색되어 벽돌위로 흘러내려 하얗게 변색되는 백화현상이 일어난다. 하자보수가 번거롭고 돈이 드니 시공자는 아예 붉은 색이 아니거나, 백화현상이 덜 보이는 밝은 색상의 벽돌로 시공을 유도한다. 이 번짐은 공사시 발수제를 도포하거나 주기적으로 닦아내면 되므로, 벽돌 색상 선정에 고민할 필요는 없겠다.

여섯째, “창호공사”시에는 경제적 여건에 맞추어 창호 브랜드를 선정하고, 창틀의 외부색과 내부색도 함께 확인한다. 유리의 두께도 방음, 난방, 가격에 영향이 크므로, 확인하여야 하며, 현관, 방화문 등은 제작에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미리 주문하여야 한다. 특히 창틀 주변의 밀실한 충진 여부가 단열에 직결되기 때문에, 시공자에게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창호 시공자는 창틀주변이 기밀하면 창호가 휘거나 공사가 어려워져 매우 싫어하는 사안이다. 결로로 인한 곰팡이 발생과 단열이 취약한 건물은 대부분 이 부분이 문제이다.

일곱째. “지붕공사”는 방수가 가장 중요하며, 만약 징크(Zinc, 아연 평판(平版))로 마감하고자 한다면, 가격대가 천차만별이지만, 알루미늄 소재(바닷가 염분 대비에 특히 유리)로 하면 녹이 적게 슬고, 무진동 재료로 해야 비가 올 때 지붕 소음이 적으므로, 기억해야 한다.

여덟째, “바닥 난방공사”시에는 열효율을 위한 보일러의 각방 개별 제어난방 방식을 확인하고, 난방 파이프 간격이 촘촘히 배치되었는지(엑셀파이프는 저가이기에 간격을 촘촘히 요구해도 문제없다), 화장실이나 욕실 바닥의 발 닿는 곳에도 배치되도록 한다. 수도 및 배수 라인이 도면대로 지나가는 지 확인하고, 보일러에서 온수분배기까지, 분배기에서 배관 나가는 부분까지는 보온재를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 이 부분의 열 손실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후 “바닥 기포콘크리트공사”시 바닥구배와 물 빠지는 위치 등을 꼭 확인한다.

아홉째, “마감공사”전, 창틀, 천정, 시트지를 시공자와 미리 선택해 놓아야 하고, 주방 싱크대, 벽지, 바닥재, 전등, 스위치, 욕조, 수전, 샤워 꼭지, 붙박이장, 거울 등도 역시 미리 선택해 놓아야 만족스런 마무리를 할 수 있다. 사실 이 때가 건축주에겐 가장 힘든 시기이다. 저가의 인테리어 자재는 눈에 차지 않고, 초기의 예상 공사비보다 금액이 대부분 증가돼 울며 겨자 먹기로 대체적으로 시공자가 추천하는 저가의 자재를 선택하게 된다. 비싸고 보기 좋은 것으로만 채우려 마시고, 살면서 조금씩 바꿔나가고 직접 만들어가는 즐거움은 건축주의 현명한 안목에서 비롯된다.

공사를 진행하다 보면, 동일한 공종이 반복되는 것이 많으므로, 여건이 될 때마다 나가서 확인해야 시공자가 건축주에게 신경을 더 기울여 충실히 공사를 진행한다.

한정된 지면 때문에 다 쓰지 못한 작은 공종과 체크 사안들이 많지만, 건축주 본인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시간을 투자해야만 그만큼 하자도 적고, 만족스런 주택을 완성할 수 있으니, 주택공사시 “스스로 감리” 체크 리스트를 만들 때, 오늘 글을 기억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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