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원 논설위원 / 신성대 교수

(신기원 논설위원 / 신성대 교수) 오래전 다섯 가지 쌍기역이 유행하였다. 돈 잘 벌고 출세하기 위해서 필요한 ㄲ 혹은 성공하는데 필요한 키워드 다섯 가지 심지어 청년작가에게 필요한 ㄲ의 다섯 가지라는 미명하에 꿈 끼 꾀 깡 끈이 회자되었다. 필자 역시 이를 주제로 칼럼도 쓰고 특강을 한 기억도 있다. 특히 새내기 제자들에게는 첫 강의시간에 그 의미와 중요성에 대하여 언급하고 자신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설계할 것을 권하기도 하였다.

시간이 지나 제4차 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할 것을 대비하는 요즈음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이 다섯 가지를 잘 활용하여야 한다. 먼저 시대를 막론하고 남녀노소를 망라하여 꿈이 없으면 행복해지기 어렵고 존재의의도 발견할 수 없다. 살아보니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다’라는 언명은 진리이다. 세상을 향해 소리치고 싶다면 가슴에 꿈을 품어야 한다. 꿈이란 희망이자 소망이다. 내가 이루고자 하는 게 있다면 그것을 꿈에 담아야 한다. 그 꿈이 실현될 수 있도록 계획도 세우고 하나하나 실행에 옮겨야 한다. 소박한 꿈이라도 꾸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생활양식에서 차이가 난다. 꿈이 있으면 오늘의 어려움을 참을 수 있다. 그러나 꿈이 없으면 하루살이처럼 살 뿐이다. ‘혼자 꾸는 꿈은 그저 꿈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언명 역시 진리이다. 가족이나 회사 그리고 국가의 경우 합심해서 노력하면 긍정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내 안에 있는 끼를 발견하여야 한다. 끼는 재주이자 소질 또는 특기라고 할 수 있다. 누구나 한 가지 이상의 장기를 타고난다. 살면서 장기를 발휘한 적이 없다면 그래서 본인이 무엇을 잘하는지 모른다면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진짜 재주가 없다면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가 어떤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끼는 선천적인 경우가 많아서 어린 시절부터 발현되기도 하지만 환경적 제약으로 인해 잠재되어 있다가 뒤늦게 발견되기도 한다. 내 안의 끼를 찾아서 세상에서 맘껏 놀 수 있도록 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

꾀도 있어야 한다. 주변을 보면 일을 잘 꾸며 내거나 해결해 내거나 하는 묘한 생각이나 수단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일명 꾀돌이들이다. 아이디어가 풍부하고 창의력이 있는 사람들을 일컫는 것이다. 이들은 영리해서 지능지수(IQ)가 높다. 늘 기발하고 다양한 발상들을 쏟아낸다. 임기응변에 강하고 상황변화에도 능수능란하게 대처하는 등 요령도 많다. 하지만 제 꾀에 제가 넘어간다고 너무 꾀를 부리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깡을 부려야 한다. 깡은 근성이자 오기이고 집념이나 투지를 말한다. 한두 번 실패했다고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도하는 도전정신이나 계속 얻어터지는데도 불구하고 두려움 없이 덤벼드는 권투선수는 깡의 또 다른 표현이다. 특히 남자들의 세계에서는 깡이 있어야 짱도 될 수 있다. 시험을 보거나 사업을 하거나 쉽게 포기하는 사람들은 깡이 없는 사람들이다. 깡이 있어야 빛도 볼 수 있다. 하지만 깡은 오기로 발동될 수 있기 때문에 경계하여야 한다. 현재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무조건 깡을 부리다보면 깡통을 찰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좋은 끈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끈이란 연결망 즉 네트워크를 말한다. 살다보면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살아가면서 사는 지역이나 다녔던 학교 심지어 군대를 어디서 나왔느냐를 따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관계란 단순히 알고지내는 것을 초월한다. 친목은 인간관계의 시작일 뿐이다. 관계형성은 다양한 형태를 띠기 때문이다. 정으로 맺어진 관계도 있지만 이해관계로 맺어진 관계도 있다. 끈끈한 관계도 있지만 미지근한 관계도 있다. 오해나 갈등은 이러한 관계를 잘못 파악해서 발생한다. 끈이 많은 것도 좋지만 단단해야 쓸모가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잘못 사용하면 구명줄이 아니라 포승줄이 될 수 있다.

꿈이나 끼, 꾀, 깡이 내 안에 있는 요소라면 끈은 외부적인 요소이다. 행복의 출발점은 나에게 있다. 내 것을 찾고 다듬어서 선의로 활용하면 외부여건도 받쳐주는 것이 세상의 이치라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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