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연계율 70%대…상위권 변별력 커질 듯
국어 독서영역 ‘경제·기술 지문’ 독해 어려워
수학 가·나도 고난도…“추론력 강한 학생 유리”
첫 ‘절대평가 전환’ 영어, 의외의 변수될 수도

▲ 2018학년도 수능시험장인 청주청석고를 찾은 청주세광고 교사와 학생들이 수능시험을 보는 제자와 선배들의 수능대박을 기원하며 간절한 기도를 올리고 있다. <사진 조석준>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23일 치러진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국어, 수학, 영어 모두가 어려운 ‘불수능’이었다. 2015학년도 ‘물수능’(쉬운 수능) 비판 이후 매년 까다로워지는 추세로, 변별력이 커져 상위권은 유리한 반면 중위권 학생에겐 불리할 것으로 보인다.

수능 출제위원장인 이준식 성균관대 교수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에서 “수능 난이도는 작년과 큰 차이가 없다”며 “교육과정 내용과 수준에 맞춰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했다”고 설명했다. 수능 출제문항과 EBS 교재·강의 연계율은 문항수를 기준으로 70% 수준이었다.

이날 1교시 국어영역은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려웠고 만점자가 0.23%에 그칠 정도로 어려웠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문법·화법·작문·문학영역보다 독서영역이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되는 최근 경향도 유지됐다. 지문의 길이는 지난해보다는 짧았으나 예년보다는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문학영역에선 EBS 교재나 교과서에 수록되지 않은 이육사의 시 ‘강 건너간 노래’가 출제돼 국어 영역 성적을 가름하는 복병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됐다. 작문·문법 영역에선 세트형 문제나 새로운 유형의 문제도 출제돼 상당수 수험생들이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청주 한샘학원 관계자는 “지난해 수능보단 어렵고 9월 모평과 비슷한 난이도”라며 “경제·기술 분야 지문 독해가 필요한 독서영역 문제풀이에 특히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교시 수학은 이과계열 수험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가형’이 9월 모평과 비슷하고 지난해 수능보다는 다소 어렵다는 평가가 많았다. 문과계열 수험생들이 보는 ‘나형’은 9월 모평이나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고난위도 문제로 지목되는 객관식 20, 21번과 주관식 29. 30번이 상위권을 변별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답이 딱 떨어지는 게 아니라 그래프 모양 등 형태를 추론하거나 여러 수학적 개념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문항이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21, 30번은 함수 그래프의 개형을 추론하는 문항으로 그동안 그래프 그리기를 게을리 하거나 함수 그래프의 성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학생들은 다소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수능에서 처음으로 절대평가로 시행된 영어 영역은 6,9월 모평 수준으로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모의평가 영어 1등급 비율은 8%, 9월 모의평가는 6%에 미치지 못했다. 출제위원단은 “두 시험의 중간 수준에서 1등급 비율이 나올 수 있도록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또 영어 영역이 올해 처음 절대평가로 전환되며 변별력 약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이 때문에 다른 영역의 난이도를 조절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청주 교연학원 관계자는 “상위권 변별력 확보를 위한 고난이도 문제는 2~3개 출제됐으며 EBS 교재 연계율은 70%대를 유지했다”며 “대부분 수험생이 어려워하는 빈칸 채우기 문제는 EBS 교재와 직접 연계돼 지난해 수능을 본 수험생들보다는 편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수능 출제 문항과 EBS 교재 연계율은 문항수를 기준으로 국어는 71.1%였으며, 수학 가형과 나형 70.0%, 영어 71.1%, 한국사와 사회탐구, 과학탐구, 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 모두 70.0%였다.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수능이 끝난 직후부터 오는 27일 오후 6시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문항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 심사한 뒤 오는 12월 4일 정답을 확정, 발표한다. 수능 성적표 배부는 12월 12일이다. 성적통지표에는 영역·과목별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이 표기된다. 단, 한국사와 영어 영역은 절대평가에 따른 등급만 표기된다. 필수인 한국사 영역에 응시하지 않은 수험생에게는 성적통지표가 제공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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