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명 배출에 그쳐…만성적 인사적체 심각
도세 비슷한 전북·강원 비교해 ‘지역 홀대론’도

 

(동양일보 이도근 기자) ‘경찰의 꽃’으로 불리는 총경승진인사가 다음달 초순으로 다가오면서 충북경찰청에서 복수 승진자를 배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충북경찰 내부에선 올해는 적어도 2명 이상의 승진 예정자 배출을 기대하고 있지만 최근 3년처럼 단 1명에 그칠 수 있다는 불안감도 감지된다.

26일 충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청과 전국 17개 지방경찰청, 부속기관에서 승진한 총경 승진자는 모두 86명이다. 이 가운데 충북청에선 단 1명만이 이름을 올렸다. 전국 대비 승진비율은 1.2%에 불과하다.

충북청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으로 단 1명이 총경으로 승진하는 초라한 성적으로 올렸다. 충북청 개청 이후까지 범위를 확대해도 2007년(2명), 2014년(여경 포함 3명)을 제외하고는 매년 고작 1명만이 ‘경찰의 꽃’을 달았다.

전국 경찰관 대비 충북청의 점유율(정원 기준)은 3%정도인데, 이 통계를 감안할 때 충북청의 승진 인원은 매년 2.4명이 적정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최근 5년(2013~2017년)간 충북청에서 총경으로 승진한 인원은 모두 7명으로 매년 1.4명이 승진한 셈이어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한다.

이에 따른 만성적인 인사적체도 심각한 수준이다.

충북청의 경우 해마다 5~6명 수준이던 경정 승진자가 2013년부터 10명 안팎으로 확대되고 있다. 2010년 6명, 2011년 5명, 2012년 6명이던 충북청 경정 승진자는 2013과 2014년 각 9명으로 급증하더니 2015년 12명, 2016년 10명, 2017년 9명으로 매년 두 자릿수를 넘고 있다.

총경 승진자가 단수에 그치는 폐단이 유지될 경우 경험과 역량이 풍부한 경정급 인원 다수가 계급정년(14년)에 걸려 조기 퇴직할 수 있다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실제 내년 계급정년을 목전에 둔 한 경정의 경우 2003년 경정계급장을 달았으나 총경 승진에서 누락돼 47세 나이에 제복을 벗어야 할 판이다. 경찰 내부에선 “일을 잘해 일찍 승진했다가 총경에서 미끄러지면 더 빨리 백수가 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충북청의 초라한 총경 승진자 배출은 도세가 비슷한 전북청과 강원청이 올해 각각 3명, 2명의 승진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턱 없이 부족한 것이다. 충북청과 같이 단 1명이 승진한 지방청은 대전청과 울산청, 경기북부청, 충남청, 제주청이다. 충청권 경찰청이 모두 단수 승진 배출자를 내면서 충청권 홀대론까지 불거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경정 대비 총경 승진 비율에서도 알 수 있다. 지난 6월 기준 전국 경정 2500여명 중 충북청엔 전체 2.8% 수준인 72명이 근무하고 있으나 총경 승진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북청은 112명(4.4%), 광주청 92명(3.6%), 강원청 87명(3.4%)의 경정이 배속돼 있다.

전북청은 올해 3명을 포함해 2015년(2명)을 제외하곤 매년 3명씩 총경 승진자가 나오고 있다. 광주청도 매년 2명 이상이 승진했다. 강원청 역시 매년 2명씩 승진자가 나와 인사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매년 심화되는 인사적체 현상으로 인사 홀대론과 이에 따른 직원 사기 저하도 우려돼 인사배려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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