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파일 제조 전문기업 신아그룹

베트남 사업가 및 바이어들이 신아그룹의 파일생산 설비를 둘러보고 있다.

(영동=동양일보 이종억 기자) 충북 영동의 콘크리트 파일(Pile)전문 향토기업 신아그룹(회장 이승섭·영동군 용산면 한석천작로 81)이 회사설립 15주년을 맞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연매출 목표 1000억 달성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아그룹의 모태가 된 신아산업개발은 2002년 12월 공장가동을 시작한 지 1년만인 2003년 39억 원의 창업 첫 연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추가투자 필요성을 절감한 신아그룹은 파일 생산에서부터 운송-시공까지 사업영역을 넓히는 토탈 패키지 시스템(Total Package System)을 연차적으로 경영에 도입키로 했다.

신아그룹은 이 시스템을 실현하기 위해 2007년 3월 신아산업개발이 생산한 고강도 콘크리트 파일을 직접 토목공사현장에 시공하는 신아개발(주)을 설립해 창업 10년 만인 2013년에는 그룹 첫 연매출 10배에 가까운 연매출 360억 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신아그룹은 2014년 7월 파일을 공사현장으로 운반하는 운송회사 ㈜신아를 설립함으로써 국내에서 유일하게 콘크리트 파일 생산·판매-운송-시공을 동시에 추진하는 토탈 패키지시스템을 완성, 공사기간 단축과 함께 원가와 경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신아는 설비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2014년 12월에는 45억원을 들여 파일생산시설 전체를 교체하고 공장시설을 대폭 확장했다. 이에 따라 신아그룹은 그동안 생산하지 못했던 대구경 파일을 제조하기 시작했고, 연간 50만t의 제품생산이 가능한 대규모 기업으로 탈바꿈했다.이 같은 과감한 투자와 설비혁신을 통해 신아그룹은 2015년 430억원, 2016년 510억원의 연매출을 올리는 등 급성장했다.

신아그룹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해외시장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첫 해외시장 개척지는 베트남이다. 지난 17일에는 베트남사업가들이 신아산업개발을 방문해 관련 시설들을 둘러보며 신아그룹의 베트남진출을 구체화했다.

신아그룹의 목표는 앞으로 2∼3년 안에 매출액 1000억 원을 차질 없이 달성하는 것이다.올해는 전국적인 파일 납품단가 하락으로 신아그룹의 성장세가 주춤하지만 베트남 진출 사업이 성공을 거둔다면 목표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아그룹 이승섭 회장

신아그룹이 파일업계의 성장신화를 창조하고 있는 배경에는 이승섭(63)회장이 있다. 이 회장이 파일업계에 뛰어 든 것은 사업부도로 오랜 기간 방치됐던 파일생산 공장을 2002년 12월 인수하면서 부터다. 

이 회장은 먼저 사훈을 ‘한마음·한가족·내회사’로 정했다. 임직원 모두가 한 가족처럼 한 마음으로 내 회사를 경영하듯 열심히 일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이 회장은 거처를 서울에서 영동으로 옮겨 직원들에게 가족 같은 친밀감과 신뢰감을 보이면서 용기를 북돋워 줬다. 직원들은 주인의식을 갖고 의욕적으로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했다.

이 회장은 기업성장의 원동력으로 사장 개인의 이익보다 임직원 개개인의 이익을 우선 추구하는 경영철학을 꼽았다. 이 회장은 “사장의 개인적 이익을 우선시하는 기업은 오래 가지 못 한다”며 “조직원 개개인에게 이익이 돌아가야 직원들은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의 회사분위기는 지금도 가족 같이 푸근하다. 이 회장은 회사건물 1층에 미술품 갤러리도 마련했다. 회사를 찾는 고객들을 마음 편하게 접견하기 위한 공간이지만 온종일 회색 콘크리트 파일 더미에 둘러싸여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안겨 주기위한 배려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또 신아그룹이 영동의 향토기업이라는데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270여명의 임직원이 이용하는 구내식당 식자재는 물론 사무용품 등 회사운영에 필요한 물품은 반드시 영동지역에서 구입한다.

이 회장의 뚝심은 군장교 출신이라는 그의 이력에서 엿볼 수 있다. 이 회장은 전남 광주가 고향으로 조선대학교 ROTC 15기를 수료한 후 일선 군부대 대대장, 연대장을 거쳐 대령으로 예편했다. 2015년부터는 한국원심력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다. 2016년에는 모범납세자로 선정돼 기획재정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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