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SSM·편의점·다이소 영향 매출 타격, 폐업 증가

▲ 다이소로 새단장한 옛 청주 흥업백화점.

(동양일보 이정규 기자) 유통 공룡 대기업 자본이 지역 구석구석까지 잠식하면서 골목 상권의 몰락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29일 문구유통업협동조합과 수퍼마켓협동조합 등에 따르면 다이소 매장과 기업형슈퍼마켓(SSM), 편의점이 하루가 다르게 개점하면서 동네 문구점과 슈퍼마켓의 매출이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심지어 폐업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이 국내 문구 관련 단체 3곳을 통해 전국 459개 문구점을 대상으로 한 ‘다이소 영업점 확장과 문구업 운영실태 현황’ 조사 결과 다이소로 인해 매출이 하락했다고 한 문방구는 92.8%에 달한다.

응답한 문방구 중 46.6%는 폐업까지 고민하고 있다.

이 의원은 “다이소의 공격적인 매장 확대는 영세상인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며 “대규모 매장 점포 정의에 매출 및 전체 매장 수를 포함한 규제 사각지대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1200개의 점포(가맹점 458개)를 둔 다이소는 올해 2조 원 매출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충북만하더라도 청주 28개, 충주 3개, 제천 5개, 단양 1개, 진천 3개, 증평 1개, 음성 5개, 괴산 1개, 보은 1개, 옥천 1개, 영동 2개 등 모두 51개 매장이 성업 중이다.

도시뿐 아니라 시골 군 지역까지 속속들이 매장이 들어서고 있다.

이로인해 지역 문구점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청주의 한 문구점 사장은 “다이소가 인근에 들어서자마자 매출이 20% 줄었다”며 “앞으로 매출 하락이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또다른 문구점 사장도 “대단위 복합쇼핑몰격인 다이소가 문을 열면서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며 “정부에서는 학부모를 위해 준비물을 지급하고 있고 외부에서는 다이소와 같은 거대 자본과 경쟁하고 있어 그야말로 외우내환을 겪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이소는 유통산업발전법상 매장면적 3000㎡ 이상인 대형점포가 아니기 때문에 출점 규제를 받지 않고 있어 영세 문구점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동네문구점의 이 같은 피해뿐 아니라 골목 슈퍼도 고통을 받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청주에만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8개, 롯데슈퍼와 롯데마켓999가 9개, 에브리데이리테일이 3개, 이마트 노브랜드 1개, GS리테일이 8개, 농협하나로클럽 5개 등 SSM만 34개점이 영업중이다.

이미 영업중인 대형마트 8개점에다 최근들어 편의점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골목마다 신규 오픈 점포는 편의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다.

문제는 이들 편의점이나 SSM, 대형마트가 거대 자본이 뒷받침하고 있는 점포라는 데 있다.

따라서 상품이나 MD(매장구성), 각종 서비스면에서 동네 슈퍼가 경쟁하기는 버겁기만 하다.

충북청주수퍼마켓협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조합원수 279명이 올해들어 220명으로 줄었다.

대형 자본과 맞서다 1년도 안돼 49개 점포가 폐업했다는 말이다.

충북청주수퍼마켓조합 류근필 이사장은 “눈만 뜨면 편의점이 생기고 SSM은 올해만해도 노브랜드 등 3개, 지난해 3개 등 해마다 오픈하며 동네 슈퍼를 위협하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간 지역에서 슈퍼마켓을 찾아보기조차 어려울 지경에 이를 수 있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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