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14회 지용 신인문학상 수상자인 정영애(61·사진·강원도 강릉시)씨가 첫 시집 ‘나는 뒤통수가 없다’를 펴냈다.

4부로 구성된 이번 시집은 모두 130여편의 시를 담고 있다. 정 시인은 2008년 ‘4월’로 지용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단했다.

당시 전국 287명이 모두 1913편의 작품을 응모했었다. 이 중 그는 ‘빼어난 감각으로 쓴 수작’이라는 평을 받으며 수상자로 선정됐다. 등단 이후 이렇다 할 소식이 없어 아쉬움을 느꼈을 독자들에게 이 책은 희소식으로 다가온다. 9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의 시집은 더욱 알차졌다.

이 시집은 여성성을 다루는 작품들이 많다. 볼록렌즈로 꽃을 관찰하는 것처럼 우리 사회의 전형적인 여성상을 보여주는 작품과 아직도 사회에 견고하게 자리 잡고 있는 성 담론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작품이 있다. 또 기발한 비유를 통해 여성의 사회적 성 역할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보여주기도 한다.

시집이 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바로 정영애 식 ‘블랙유머’다. 겉으로 보기에는 웃음을 유발하는 가벼운 말장난에 불과하지만 그 속에는 인간 본성과 사회에 대한 풍자가 있다.

김종헌 시인은 “정영애 시인의 시어는 ‘쫄깃쫄깃’하다. 일상적 단어가 시어로 변하면서 만들어내는 상징성과 연계성이 기발하다”며 “그는 시적 언어의 ‘연금술사’”라고 평했다.

정 시인은 “많은 시집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정작 시를 읽는 사람은 많지 않아 아쉽다”며 “앞으로는 가슴 따뜻한 작품으로 독자들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2001년 3회 의정부 신인문학상 대상을 받은데 이어 2003년 강원여성백일장 대상, 2006년 계룡시 전국여성백일장 대상, 2007년 15회 신사임당 문예대전 시부문 장원 등을 수상했다. 강원문인협회·강릉여성문학인회 회원·시낭송가로 활동하고 있다.

글나무, 159쪽, 1만원.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