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M, 시유멀티플렉스 이어 대신증권, 휠라 등 대형점포 줄줄이 비어

 

성안길 빈점포가 증가하면서 상권 활성화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빈 점포가 줄지어 늘어선 성안길의 한 거리 모습.

(동양일보 이정규 기자) 서울 명동이나 대구 동성로 등 유명 로드숍(가두매점) 거리로 전국적으로 이름을 드날렸던 청주의 성안길(옛 본정통)이 상권 분산으로 어려움을 겪다 근래들어 유동인구가 증가하고 있지만 대형 건물이 빈채로 장기간 방치되면서 상권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30일 성안길 상점가 상인회 등에 따르면 대형 건물의 공실이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증가하면서 공실률이 오르며 상권 활성화에 역행하고 있다.

2005년 1400여개에 달하던 성안길 점포수는 현재 1100여개로 줄었다.

점포수 감소에는 대형쇼핑몰 등 대형 건물의 공실률 증가가 한몫하고 있다.

2000년 개점했던 apM몰이 2008년 문을 닫은 후 아직까지 그 상태로 방치돼 도심 흉물로 전락했다.

씨유멀티플렉스는 2009년 오픈했지만 미분양 등으로 결국 공매에 부쳐지면서 대부분 공실 상태다.

60~70개 브랜드가 영업하던 쥬네쓰 쇼핑몰도 2013년 4월 폐점했다.

이후 같은 해 케이팝아울렛으로 새단장했지만 브랜드 유치가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포기했다. 2015년 9월부터는 15개 브랜드만 입점한 흥업패션이 영업중이다.

120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던 흥업백화점은 2015년 7월 폐점한 뒤 현재는 다이소가 리모델링을 통해 올해 문을 열고 오락시설과 함께 영업하고 있다.

이 같은 대형 건물의 빈점포화가 계속 이어져 지난해 신한은행·대신증권 건물, 올해는 석내과가 폐원했으며, 휠라건물 역시 화재 이후 공사가 중단되며 중심 거리 풍경이 일그러지고 있다.

그나마 2012년 서부지역에 현대백화점과 롯데아울렛의 오픈으로 유동인구가 크게 줄었었지만 차츰 회복돼 2012년 이전의 90%까지는 회복된 상태라는 게 상인들의 말이다.

하지만 점포수가 많은 대형몰 등이 잇따라 빈건물로 남게 되면서 성안길의 회복에 발목을 잡고 있다.

성안길 상점가 상인회 강진규 회장은 “성안길은 청주의 상징적인 거리로, 지역 관광의 명소가 됐던 곳”이라며 “하지만 대형 건물의 빈점포화가 장기화되면서 상권 활성화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도 “신한은행·대신증권 건물은 매각돼 앞으로 임차인만 구하면 나아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apM, 씨유멀티플렉스 등 대형쇼핑몰은 구분 소유주간 협의가 녹록지 않아 현재의 상태가 장기화될 소지가 많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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