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원 논설위원 / 신성대 교수

(신기원 논설위원 / 신성대 교수) 매년 학년말이 되면 마음이 착잡해진다. 졸업반학생들이 사회로 나가서 자기역할을 잘 할 것인가가 걱정되기 때문이다.

사실 필자도 대학졸업을 앞두고 사회진출에 대한 막연함과 두려움으로 불안한 나날을 보낸 기억이 있다. 하지만 학창시절을 마치면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 것이 평범한 우리네 삶의 모습이다. 마지막 강의시간은 이런 의미에서 필자에게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교과목을 정리하는 강의를 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학생들에게 당부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아니면 학창시절의 마지막 시기라는 점을 고려해서 인생의 교훈이 될 만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늘 고민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종강시간에 필자는 학생들에게 먼저 자기 자신을 성찰해볼 것을 권유하였다. 나는 누구인지와 관련해서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에게 비쳐진 나’는 어떤 존재인지 생각해보라고 하였다.

그리고 이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라고 하였다. 이를 위해 종이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적어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하였다.

마지막으로 ‘나는 그것을 할 수 있다’ ‘나는 그것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부단히 자기암시 할 것을 주문하였다.

긍정적인 자기 확신을 위해서 마인드 컨트롤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세상은 간혹 자기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실 직원채용과 관련하여 면접관으로 참여하다 보면 밝은 인상을 가지고 자신감에 차서 대답을 시원시원하게 하는 수험생들에게 호감이 간다.

그렇다고 어떤 선입견을 가지고 면접에 참여한 적은 없다. 그런데 실제 앞에서 언급한 수험생들이 합격할 확률도 높고 실천현장에서도 실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는 생각하는 바와 아는 바를 말로 표현하고 행동으로 나타낸다. 면접의 유효성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경향도 있지만 면접은 시험만큼 정확하다는 것이 평소의 지론이다.

채용하고 싶은 직원과 관련하여 관리자들은 대개 사고, 품성, 재능, 용모의 4가지를 언급한다. 먼저 사고가 건전하고 긍정적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같이 근무하는 직원이 사리분별이 있고 할 수 있다는 생각과 해보겠다는 의욕을 가지고 있다면 관리자들은 만족한다.

품성이 갖춰져서 예의도 있고 인사성도 바르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때때로 재능만 갖추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사회복지분야에서는 재능도 중요하지만 품성도 중요하다. 하긴 일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이 어디서나 인정받는 것은 사실이다. 재능은 선천적이기도 하지만 후천적인 연습과 훈련을 통해서 향상된다. 용모와 관련해서는 꼭 잘생겨야 한다거나 예뻐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사회복지분야에서는 밝은 표정과 선한 이미지가 중요하다. 특히 클라이언트를 만나고 때론 면접이나 상담도 해야 하는 사회복지직은 상대방을 편안하게 하고 믿음을 줘야 한다.

용모 역시 부모님으로부터 타고나는 것이기에 불공평한 면도 있지만 반복적인 노력으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창생활과 사회생활은 다르다. 학점을 잘 맞은 학생이 반드시 사회에서 인정받는 것도 아니다. 이런 점에서 학교생활은 자신의 일부만을 나타내는 연습장이지만 사회생활은 자신의 모든 것을 드러내는 실천의 장이다.

학창생활은 연습으로 할 수 있겠지만 사회생활을 연습으로 하면 손실이 크다. 이제 사회로 진출하는 학생들이 이러한 점들을 염두에 두고 차근차근 자기실력을 쌓고 역량을 키워가길 바라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살아보면 직장생활에 만족하며 생활하는 사람이 대다수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만족의 수준이 다 다르게 때문이다. 그것 역시 본인이 개척하고 받아들여야 할 영역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선의를 가진 사람도 있고 진심을 다하면 하늘도 도와주는 의외성도 발생한다. 두려움에 떨지만 말고 도전하고 경험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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