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불교국가 지폐에 공통적으로 등장

미얀마 5000카야트
베트남 1000동

 

 

 

 

 

 

스리랑카 1000루피
태국 50바트

 

 

 

 

 

 

 

구본경 작가

동남아시아 여러나라 지폐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동물이 있다. 바로 코끼리다.

코끼리는 불교를 상징하는 성스런 동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 배경에는 부처님의 모친이신 마야부인께서 부처님을 잉태하기 전 흰 코끼리가 품안으로 들어오는 태몽을 꾸신 후 부처님을 잉태하셨기 때문에 코끼리는 불교와 밀접한 관계일수 밖에 없다.

소승 불교권인 베트남을 비롯 태국, 스리랑카, 미얀마 나라들의 지폐 속에는 어김없이 코끼리가 도안되어 있다.

코끼리 중에 흰 코끼리는 매우 귀해서 귀한 대접을 받았다. “창타이” 라는 흰 코끼리는 태국의 국가 수호신으로 명명되어 오직 왕실에서만 소유했고 전쟁 시에는 직접 왕이 흰 코끼리를 타고 진두지휘 할 정도로 강력한 왕권을 상징하기도 한다.

재미있는 것은 흰 코끼리가 아랫사람들을 벌을 주는데도 사용됐다는 점이다.

왕이 직접 선물한 흰 코끼리를 죽게 하거나 병들게 하면 왕의 진노를 사서 죽음에 이르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코끼리는 자연사 할 때까지 70세, 하루에 200-270kg의 먹이를 필요로 하니 흰 코끼리를 선물로 받는 순간 심적 고통은 클 수밖에 없다.

코끼리에 대한 민간 속설도 재미있다.

필자가 NGO시절 때 직접 체험한 일인데 동남아 사람들은 위험천만하게도 코끼리 다리 밑을 오고가는 일을 서슴지 않는다. 이런 위험을 무릎 쓰는 것은 인생을 살면서 부딪치는 고난과 어려움을 능히 이겨낼 수 있다는 용기와 힘이 생긴다는 민간속설에서 전래되어 오는 믿음 때문이다.

하긴 그 위험한 코끼리 다리 밑을 지나왔으니 무서울 것이 없긴 없을 것 같다. 더 놀라운 것은 임신부들도 코끼리 다리 밑을 지나가는 일에 가세한다는 점이다.

임산부가 코끼리 다리 밑을 지나가면 아이를 쉽게 순산하고 지혜롭게 자란다는 민간속설은 임산부로 하여금 태연하게 코끼리 다리 밑을 오고가게 한다.

실재로 코끼리 다리 밑을 지나다가 부상을 당하거나 죽는 사람도 간혹 발생하기도 하는데도 코끼리 다리 밑 속설은 식을 줄 모른다. 코끼리는 어째든 동남아 나라들에게 있어 상서로운 동물이고 가장 사랑받는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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