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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MBC를 다시 본다<김영이>
동양칼럼-MBC를 다시 본다<김영이>
  • 김영이 편집상무
  • 승인 2017.12.12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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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김영이 동양일보 상무이사 겸 편집국장) MBC가 정상화를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MBC 해직 언론인은 복직했고 해직 언론인이 사장이 됐다. 말 많고 탈 많았던 김장겸 전 사장 체제는 출범 1년도 안돼 막을 내렸다.

특히 정책설명회와 최종 면접이 있는 방문진 이사회가 생중계돼 시민에게 공개됐다. 1988년 방문진 설립이후 사장 선임 과정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뭔가 달라지고 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

MBC는 한때 국민들부터 사랑을 듬뿍 받은 방송사였다. ‘만나면 좋은 친구 MBC 문화방송’이라는 시그널은 그냥 듣기만 해도 포근하고 정겹고 귀가 즐거운 MBC의 상징이었다.

그런데 그런 MBC가 몰락했다. 몰락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KBS 9시 뉴스와 쌍벽을 이루던 명성은 어디로 사라지고 힘들게 쌓은 신뢰도는 급격히 무너졌다. 심지어 MBC 뉴스를 보지도, 믿지 않는 사람이 늘어났다. MBC 입장에선 재앙수준이다.

MBC가 몰락한데는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과 결탁해 공정방송 장악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산 김재철 전 사장이 중심에 있다.

그가 재임하던 2010~2013년 MBC 간판 시사프로그램을 폐지했고 기자·PD해고, 파업 등이 일어났다. 2012년 파업이후에는 파업 참여 직원들이 기존 업무와 무관한 부서로 전보돼 인사권 남용 비판을 받았다.

김 전 사장은 국정원과 협력해 비판적인 제작진과 연예인들을 퇴출시켰다는 의혹을 받았고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는 수모를 겪었다. 법원의 영장기각으로 풀려나기는 했지만 MBC 사태의 원흉이라는 불명예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김 전 사장이 2007년 울산MBC 사장 시절 모친상을 당했는데 그 때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조문할 정도로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청주MBC 사장 때는 장애인과 대학생을 연결해 청남대, 남원 등 관광지 동행을 주선하는 사업을 펼쳤다. 김 사장은 당시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현지 일선 기자들은 배제하고 서울 본사를 통해 취재지시를 내리도록 해 언론계 후배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MBC의 나락에는 김장겸 전 사장도 있다. 그는 김재철 전 사장 시절 보도국 정치부장과 보도국장을 지냈으며 내곡동 사저의혹,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 등 각종 이슈를 편파적으로 지휘했다는 의혹을 샀다. 보도본부장이 된 뒤에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축소보도하고 ‘최순실 태블릿PC’ 출처 의혹보도에 집중, 공정성을 잃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는 특히 세월호 슬픈 음악과 실종자 학생이 찍은 핸드폰 영상에 대해 사용금지 지시를 내렸다. MBC 뉴스 신뢰도와 공정성 훼손의 책임자로 지목돼 퇴진압력을 받아 온 김 전 사장은 1년도 못 채우고 지난 13일 해임되면서 MBC 정상화라는 시대적 화두를 던지고 쓸쓸히 퇴장했다.

그 뒤를 해직 언론인인 최승호 PD가 이어받았다. 최 사장은 해직언론인을 즉각 복직시켰고 MBC뉴스데스크 앵커를 새 인물로 교체하는 체질 개선에 나섰다.

그러나 사람만 바꿨다고 MBC가 잃어버린 신뢰를 하루아침에 회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만나면 좋은 친구’ 마봉춘에서 ‘만나면 싫고, 만나기 싫은’ 엠빙신을 벗어나려면 국민들의 신뢰회복이 우선이다.

그러기 위해선 간판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가 변해야 한다. 같은 8시 뉴스시간대에 있는 SBS와 JTBC와의 싸움은 현재로선 버거운 게 사실이다. 안 봐도 그만인 뉴스데스크가 봐서는 안 될 뉴스라는 인식이 국민들 머릿속에 있는 한 경쟁사와의 싸움은 하나마나다.

지금 당장 뉴스데스크 시청률을 언급할 형편은 아니라고 본다.

MBC는 지난 10월 시사인의 여론조사에서 가장 불신하는 언론매체 1위라는 불명예를 확인했기 때문에 정상화로 가는 길이 험난할 것이다. 그럼에도 MBC는 2009년 신뢰도 1위에 오른 적이 있다. 한때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방송이었다. 지난 10여년간 불신의 아이콘으로 전락했지만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저력이 버티고 있는것이다.

시청자 70%가 파업에 찬성하고 응원했다는 사실은 MBC를 믿고 포기하지 않았음을 보여준 것이다. 철저히 망가진 MBC를 포기하지 않고 원상회복을 기대하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부응하려면 첫째도, 둘째도 공정방송이다. ‘만나면 좋은 친구 MBC 문화방송’을 저절로 흥얼거리게 해야 한다. MBC 채널에 손이 갈 날을 손꼽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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