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불가론’·‘용퇴론’ 압박…‘8전 무패신화’ 차질
야당 박경국·신용한 대항마…‘세대교체론’ 급부상

 

(동양일보 지영수 기자) 내년 6.13지방선거가 18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시종 충북지사의 3선 도전이 험난하다.

예선전을 치르지 않았던 지난 두 번의 선거와 달리 이번 선거에서는 ‘안방싸움’을 벌여 승리해야 본선에 나갈 수 있는데다 야권 등의 ‘3선 저지·불가론’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1995년 48세의 젊은 나이로 민선1기 충주시장 선거에 당선, 3선을 하고 두 번의 총선과 충북지사 선거 등 일곱번의 선거에서 모두 이겼다. 내년 선거에서 ‘마의 3선’에 성공하면 8전 8승의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하지만 나이가 70세에다 ‘3선 저항’ 바닥민심을 어떻게 극복할지가 관건이다.

14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이 지사는 총선과 지방선거의 연속 승리로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지난 두 번의 선거와 달리 내년에는 ‘여당 프리미엄’까지 더해 질 수 있다는 점에서 3선 도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는 4선의 오제세(청주서원) 국회의원이 대항마로 나섰다.

오 의원은 충북지사 선거 출마의지를 밝힌 뒤부터 ‘3선 불가론’을 주장하고 나서는 등 ‘이시종 때리기’에 여념이 없다.

그동안 비교적 조용하게 진행되던 도지사 선거가 오 의원이 발언 수위를 높여가면서 심상찮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오 의원은 최근 국회 출입기자들과 만나 이 지사가 지난 8년 동안 충북도정을 이끌면서 제시했던 주요 도정 ‘키워드’를 조목조목 비판하는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재선 임기를 끝으로 물러난 미국의 워싱턴 초대 대통령과 이원종 전 충북지사를 빗대 이 지사에게 “이제는 후배에게도 도지사 선거 출마의 기회를 줘야 한다”며 ‘용퇴’를 주문했다.

2006년 5.31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3선 출마가 유력했던 이원종 지사는 ‘아름다운 용퇴’를 선택했다. 당시 이 지사는 한나라당이었다. 같은 당 정우택 의원이 도지사 도전을 선언, 열린우리당 한범덕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11년이 지난 현재 이시종(70) 지사에게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오(68)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경선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오 의원은 이 지사 서울대 후배고, 정우택 의원과 이원종 전 지사는 성균관대 선·후배사이다.

이 지사와 오 의원의 당내 경쟁이 구체화 되면 ‘안정론’대 ‘교체론’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직 지사에게는 후배와 당내 경선을 치른다는 게 달갑지 만은 않다. 승리해야 상처뿐인 영광이고, 패배를 하면 불명예 정계은퇴를 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이 지사 측근은 “세대교체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현재 이 지사의 지지도를 고려할 때 구원투수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며 “더욱이 오 의원은 세대교체의 대안이 아니다. 이 지사와 두 살 터울 밖에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후보군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현역 국회의원들이 출마를 고사하고 있는 가운데 박경국(59·전 충북도 행정부지사)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장(장관급)과 신용한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장관급)의 출마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한국당 정우택(청주상당) 국회의원은 이날 충북도청 기자실을 방문해 “현재까지 우리 당에 충북지사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은 박경국·신용한 2명”이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동양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역에서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연말이나 내년 초 위원장직을 내려놓고 한국당에 입당, 선거채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도지사 후보군 중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하고 충북대 출신 행정고시파로 36세에 단양군수를 지내는 등 관운으로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장, 안전행정부차관 등을 역임했다.

신(48) 전 위원장은 “20대 총선 도전이 좌절된 후 2년 동안 충북을 돌며 민심과 접했다”며 “‘관료출신으로 한계가 있고 경영인 출신이 나서야한다’는 흐름이 있다”고 출마의지를 보였다.

그는 2016년 총선 당시 청주 흥덕 당내 경선과 지난 3월 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면서 일자리 등 청년과 관련한 다양한 정책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들은 이 지사나 오 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어 ‘세대교체론’으로 선거구도가 굳어질 경우 야당인 한국당 후보지만 선전할 것”이라며 “현재 그려지고 있는 ‘이시종·한범덕’과 ‘박경국·김양희’로 지사·청주시장 대결구도가 될 경우 해 볼만 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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