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택 <충북도 문화예술산업과장>

성화 봉송 장면을 보면 가슴이 설렌다.

지난달 1일 그리스에서 출발한 성화가 8일 만에 인천에 도착했다.

세계인의 축제 23회 동계올림픽대회는 대한민국 강원도 평창에서 2018. 2. 9 ~ 2. 25까지 17일간 개최된다. 이번 대회는 세 번의 도전 끝에 2011. 7. 6. 열린 123차 IOC 총회에서 과반 표를 획득하며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이후 30년 만에 평창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개인적으로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참여한 서울올림픽 성화 봉송의 추억이 생각난다.

서울올림픽은 1988년 9월 17일부터 10월 2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된 제24회 하계올림픽대회였다. 성화 봉송은 그리스의 아테네공항을 출발, 방콕에서 1박하고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하였다.

제주도를 일주한 성화는 8월 28일 부산에 도착하였다. 그 후 22일간 2만 972명의 주자요원에 의해 61개시를 경유하며 4,163km를 달려 9월 16일 저녁, 서울시청 앞 광장에 안치되었다.

서울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요원(주자, 부주자, 호위자) 모집공고가 있었다. 나는 부주자로 지원 신청 했다. 성화 봉송 2개월 전 주자요원이 확정되었다. 1개월 전에는 유니폼이 지급되었다. 확정된 주자요원과 구간달리기 연습도 세 차례 하였다.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호흡을 맞췄다.

당시 7년차 공무원으로서 24회 서울올림픽 성화 봉송에 참여한 것은 영광이었다.

성화 봉송 날이 밝았다. 아침 식사량을 줄였다. 가볍게 몸을 풀었다. 서울올림픽 로고가 새겨진 흰색 밴드를 머리에 쓰고 흰색 면티와 반바지를 입었다. 운동화 끈을 힘껏 묶었다. 차량으로 봉송구간에 도착했다. 가을 하늘엔 새털구름이 떠있다. 1988년 9월 5일 오후 4시 15분부터 4시 25분까지 충북 영동군 중가리 입구에서 화곡초등학교 정문까지 1.8km를 뛰었다. 4번 일반국도(군산에서 경주간)변에는 응원하러 나온 사람이 많았다.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가 두 살, 세 살인 아들을 데리고 많은 사람들 속에서 환호와 박수를 치며 응원해 주었다.

봉송구간을 무사히 완주했다. 이내 긴장이 풀렸다. 다섯 달 정도 아침달리기를 하고 얻은 가슴 뿌듯한 순간이었다. ‘수고했다’며 아버지께서 격려해 주셨다. 아내가 얼른 부모님께 두 아들을 맡기고 기념사진을 찍어 주었다.

주자와 함께 성화 봉을 쥐고 뛰는 부주자는 2782명이었다. 그중 한 사람으로 서울올림픽 성화 봉송에 참여한 것은 축복이었다.

30년 만에 치러지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성화 봉송은 세종과 천안을 거쳐 충북 오송역에 도착한다. 특별이벤트도 예정되어 있다. 오송역을 출발 휴암과 충북대병원, 다문화센터와 롯데마트를 지나 성화가 12월 18일 오후6시 30분 충북도청 성화대에 안치된다. 축하행사도 열린다. 많은 도민의 참여를 기대한다. 19일 청주시, 20일 진천군, 21일 충주시, 22일 제천시로 성화 봉송이 이어진다.

문득 1988년 성화 봉송 부주자로 뛰었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활활 타오르는 성화를 보며 충청북도의 발전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개최를 소망한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국운상승 희망메시지가 온 누리에 가득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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