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윤 <개신초등학교 교장>

올해 5월 15일 오후, 스승의 날이지만 차분하게 일상적인 업무를 하고 있는데 교장실을 노크하고 예쁜 여자 어린이가 들어왔다. 그리기와 서예를 잘 하는 2학년 효린이가 방과후 시간에 쓴 한 장의 붓글씨를 주며 감사의 인사를 하였다.

2학년으로서는 아주 잘 쓴 “교장님 감사해요 ”라 씌여 있었다. 가슴이 뭉클해지며 세상에 어떤 것보다 값지고 귀한 마음이 담긴 이 선물을 교장실 탁자 위에 놓고 어린이 하나하나의 소중한 꿈을 키워주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다.

작년에 개신초등학교에 부임하며 효린이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월요일 조회 시간에 1학년이지만 자주 상을 받아 그림을 잘 그리는 어린이로 알게 되었는데 방학 과제물 전시에서 매일 그린 그림과 작품으로 방학동안 열심히 노력한 흔적이 유난히 돋보여 미술에 재능을 키워 줄 방안이 없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청주교육대에서 미술영재반을 모집하는 공문을 보고 담임선생님을 통해 효린이에게 전해주어 준비시키고, 학교장 추천서는 직접 써 주었다. 다행히 영재반에 합격하여 토요일과 방학 중 미술 영재교육을 받으며 기뻐하는 모습이 나의 기쁨이 되었다. 기능보다는 미술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도록 교수님들과 전문가들의 수업을 들으며 미술에 대한 탄탄한 기반을 다지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영재반에 다녀온 다음 날이면 등교 길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배운 것을 이야기해 주고, 해맑은 웃음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서 학교에 오기까지 부모님들의 정성어린 보살핌과 많은 노력의 결과로 만들어진 소중한 어린이들이다. 학교를 믿고 우리에게 보내준 이 소중한 어린이 하나하나를 자세히 살피며 잘하는 것은 더욱 잘할 수 있게 하고, 부족한 것은 채워서 잘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많은 어린이들이 밝게 웃으며 생활하고 있다.

비록 1,180명 많은 어린이들이지만 아이들 하나하나의 소질과 재능을 찾아 키워 주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찾아서 안내하고 지원하여 나날이 성장하면서 당당해지는 모습에서 커다란 보람을 느끼며 생활하고 있다.

글쓰기를 좋아해 한글백일장에서 장원을 하였고, 어린이 회장으로 대한민국 어린이 국회에 서원구 대표로 참여하여 충북에서는 유일하게 선정되어 국회에서 발표하고, 국회사무총장상을 받았으며 월드비전에서 주최하는 대한민국 아동총회 충북대표로 활동하고, NIE발표대회에서 우수상을 차지하는 등 매사에 자신감을 가지고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는 서연이,

강인한 체력과 은근과 끈기, 빠른 판단력 등 태권도 선수로서 모든 조건을 갖춰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국가대표로 선정되어 아시아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며 태권도 선수로서 꿈을 키우는 희찬이, 인사를 아주 잘해서 우리 학교에서 인사를 가장 잘하는 아이로 인정된 2학년 동윤이, 만물박사대회 최우수교, 우리말글겨루기대회 3년 연속 최우수교, 독서교육 우수학교, 태권도대회 종합우승 4회, 수영대회 금상, NIE대회 최우수와 우수, S/W 해커튼 최우수, 서예대회와 예절경연대회 장원, 동아리 축구 청주시 대표 등 많은 어린이들이 자기가 좋아하고 관심있는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여 성취감을 갖게 해 주고 있다.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느낌으로 알 수 있다. 언제나 웃으며 다가와 상냥하게 인사하고 말을 건네는 우리 아이들, 장래 희망에 유난히 선생님이 많은 우리 아이들, 아이들 눈에 비친 나와 우리 학교 선생님들 모습이 행복하고 좋아 보인 듯해서 다시 한 번 더 알찬 하루를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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