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호 일본 구마모토국제대 부이사장

(이충호 일본 구마모토국제대 부이사장) 행복의 조건 ….

행복,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 / 그래서 가르쳐 주는 자도 없나보다. / 행복, 이는 어렵고도 쉽다. / 그래서 이 길을 찾지 못하나 보다. / 마치 사람들이 하나님 나라에 / 들어가기가 힘든 것 같이 말이다. / 감사, 만족, 그리고 봉사가 / 이 땅에서 우리가 찾는 / 행복의 조건이 아닐까?

나는 예전에 주후쿠오카대한민국총영사관 교육담당 영사로 근무한 적이 있었다. 그 때에 나가사키에 있는 일본의 중학교에서 전교생을 모아 놓고 초청 강연을 한 적이 있었다. 초청 강연 한달 후 11월 말이 됐다. 담당선생님이 내게 부탁이 있다고 연락을 했다. 2007년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우리 학생들에게 보내줄 수 없겠느냐는 부탁이었다. 이 제안을 받고 나는 심각한 고심에 빠졌다. 특강 제안보다 더 어려운 제안이었기 때문이다.

며칠을 고심한 나머지 못하겠다는 답을 보냈다. 그리고 또 한 주일이 지났다. 아무것이나 좋으니 일단 크리스마스카드를 보내달라는 간곡한 메시지를 받았다. 도리가 없구나 하고 나는 서점에 가서 예쁜 크리스마스카드를 하나 샀다. 그리고는 그곳에 적을 메시지를 다시 심사숙고하였다. 며칠 후 나는 행복(幸福)이란 두자를 적었다. 옆에 조건(條件)을 적었다. 제목은 결정이 되었다. 행복의 3가지 조건 감사, 만족, 봉사를 적었다. 나는 그 구입한 크리스마스카드를 조금 더 장식하여 나가사키 유노키중학교로 우편 송부했다.

‘2007 크리스마스 메시지’를 받은 담당선생님은 답장을 보내 왔다. 내가 보낸 크리스마스카드를 학교 현관에 크게 확대하여 붙인 사진이 동봉되었다. 나는 놀랐다. 그리고 감사했다. 만족했다. 한 번 더 가서 아이들에게 좋은 특강으로 봉사해야겠다는 나름대로 생각도 했다.

담당선생님은 그 의미를 설명해 주겠느냐는 편지의 내용도 들어 있었다. 3가지에 대한 자상한 설명까지 다시 보냈다. 크리스마스가 지난 후, 12월말 학기말 특강으로 다시 나가사키 유노키중학교를 찾아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3가지 조건에 대해서 하나하나 설명을 해주었다.

“감사할 때 행복합니다. 좋을 때나 좋지 않을 때도 감사하는 사람이 되는 생활습관을 기르는 것입니다. 좋은 일이 아닐 때에도 감사하는 사람에게는 불행은 사라지고 행복은 찾아옵니다. 살아가는데 만족한 생활을 하면 행복합니다. 만족하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많은 것을 얻어야만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마지막 하나는 바로 봉사하는 생활입니다. 남을 위해 내가 가진 것으로 봉사하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사람들은 이 3가지를 실천하지 않으며 살아갑니다. 이들이 어찌 행복을 알리요!”

그렇다면 2017년 크리스마스카드에 담을 메시지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누구나 주어진 삶을 이 땅에서 살아간다. 그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 것인지 나름대로 생각을 하고, 고민도 한다. 이제 앞으로는 행복의 길을 걷고 싶다.

젊을 때처럼 열정과 힘은 많이 떨어졌지만, 그동안 이 사회가 내게 가르쳐준 역량은 충분하다. 이제는 이 세상이 그동안 내게 준 것을 다른 사람에게 아낌없이 나눠주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저 내가 주위 사람들에게 충분히 쓰임 받고 살면 그것이 내게 큰 은혜다.

나를 필요로 하는 내 아이들, 그리고 주위의 친구들과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는 삶이 바로 ‘행복을 여는 길’임을 발견했다. 그런데 그 길을 가는 데는 쉽지는 않다. 이제 남은 1/3의 인생길은 ‘행복의 길’로 달려가자! 이것이 올해 나의 크리스마스 메시지다. 이 메시지를 다른 이웃들과 나구고 싶다. 나는 오늘도 영접하고 감사하며, 명심하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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