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연락 지연…진상조사 등 요구
소방청 다음달 10일까지 합동조사

▲ 23일 오후 제천시 제천체육관에 마련된 노블 휘트니스 스파 화재 참사 유족대책본부에서 유가족 대표단이 소방 관계자들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동양일보 장승주 이도근 기자)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부실한 초동대응을 비판하고 나섰다.

현장 목격자와 유족들은 진화 초기 2층 여성 사우나의 유리창을 깨지 않고 물만 뿌렸다거나 굴절 사다리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며 소방당국의 전반적인 초동대처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소방당국이 희생자가 많았던 2층 통유리를 깨는 등 적극적인 구조에 나섰다면 더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유족은 “여자들만 모여 있던 2층 사우나 통유리만 먼저 깨줬어도 거의 다 살았을 것”이라며 “소방관들이 무전기만 들고 난리였지 이삿짐 차량 한 대만 왔다 갔다 하며 허둥댔다. 소방매뉴얼을 따르지 않아 피해가 큰 이번 화재는 명백한 인재”라고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또 다른 유족은 “최초 발화시점이 21일 오후 3시 53분인데 (소방서가) 집에 연락 온 게 5시가 넘어서였다”며 “구조나 연락이 지연된 원인을 철저하게 밝혀달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지난 22일 시신이 안치된 병원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이 같은 원망과 질책을 쏟아냈다.

유족들은 또 굴절 사다리차 사용이 늦어진 것에 대해서도 “소방당국이 구경만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소방당국의 이른바 ‘백드래프트’ 우려에 대해서도 “당시 주차장에만 불이 났을 뿐 다른 곳은 연기뿐이어서 백드래프트 문제도 없었다”고 비난했다.

소방청은 이와 관련해 ‘소방합동조사단’을 구성, 25일부터 내년 1월 10일까지 조사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소방청 변수남119구조구급국장을 단장으로 관련 분야 내·외부 전문가 24명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단은 현장대응과 상황관리, 예방활동, 장비운용 등 5개 분야별로 현장 조사반을 편성해 조사활동을 벌이게 된다.

소방청은 조사의 객관성과 공정성, 대외 공신력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분야 외부전문가 10명이 조사단에 참여한다고 설명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조사 결과를 1월 12일쯤 발표할 예정”이라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등 국민의 안전 확보를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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