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노블휘트니스 스파 화재 사고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 29명에 대한 장례절차가 모두 끝나고 난 뒤 향후 사건처리 절차에 온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재 발생 시점부터 수사가 진행되며 향후 사건처리 방향까지 각종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안전점검 부실 문제부터 늑장 구조와 화재진압 과정에 대한 논란에 이어 정치권 공방까지 가세하며 국민을 또다시 혼돈 속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화재사고에 대한 ‘갑론을박’과 으레 대형 사건에 등장하는 댓글까지 각종 논란을 부추기는 형국을 보이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우리 국민들은 안전 불감증을 거론하며 책임론까지 미리 재단하는 습성을 보이고 있다.

자칫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일에는 선뜻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적 격언이 딱 맞는 말일 수 있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온 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첫 번째 문제가 화재 발생 당시 초기 대응부터 구조와 진압까지 소방관들에 대한 비판이다.

화재 진압과 구조 과정에서 잘못이 있는 부분이 확연히 발견될 경우에는 비판을 받을만하다.

하지만 섣부른 판단은 소방관들이 추후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할 경우 불을 끄고 인명을 구조하는 일에 몸을 사리게 될 뿐이다.

잘잘못을 따지기 이전에 화재 발생 요인부터 짚어본 뒤 건축과 소방분야를 비롯해 이번 참사에서 보듯 진압을 방해한 불법 주정차 단속 권한까지 살펴봐야 하는 게 맞는 말이다.

그 다음 문제가 담당 공무원들이 권한을 제대로 행사했는지 여부와 책임을 방임하지 않았는지 따져봐야 될 일이다.

두 번째는 상식의 오류에 대한 지적이다.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해 포지는 잘못된 상식은 국민들을 오류에 빠뜨리기 십상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터넷 환경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일부에서 주장하는 각종 유언비어가 여러 사람들의 가슴에 대못을 받는 일이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번 화재 참사에서 등장한 ‘백드래프트(Backdraft) 현상’과 ‘플래시 오버(flash over)’ 등 자주 거론됐던 말들을 전문가적인 논거나 검증 없이 마구 퍼 나르며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

세 번째는 정치권을 향해 이번 참사를 계기로 국민 안전에 대한 고질적인 구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방관련 법률이 국회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는 소식은 국회의원들이 할 일을 제때 안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국민들로부터 몰매를 맞아도 분이 안 풀릴 듯싶고, 고질적 병폐 중 하나라는 소릴 들어도 서운할 게 없을 듯싶다.

그 다음 문제는 총체적으로 ‘안전한국’에 대한 성찰이다.

요사이 자주 발생하는 지진 문제부터 대형 사건사고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할 경우 국민들이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학습효과를 높이는 일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때다.

현실적 방안으로 대통령 공약사항인 소방관 국가직 전환 일원화와 소방장비 현대화를 위한 직제 신설 등도 주요 현안이다.

대형 화재가 발생할 경우 불을 보고 주저하지 않고 뛰어들 수 있고, 각종 사건사고 시 곧바로 구조에 나설 수 있는 강인한 소방관 양성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 국민들의 안위를 책임 질 굳건한 소방조직을 육성하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에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 나서야 될 시기다.

국민들은 안전한 환경에서 살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정치인을 잘 뽑아야한다는 뒷담화가 널리 퍼져 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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