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규 충북도의회 의원

(동양일보) 충북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정치·경제·행정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늘 변방의 언저리에 서 있었다. 그 원인으로 많은 분들이 지역인재의 부재(不在)를 꼽는다. 지난 11월 2일 이시종 충북지사는 한 언론에서 ‘정부부처에 충북출신 고위직(1급)이 3명에 불과하다’며 정부예산 확보의 어려움을 토로한 적이 있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지역의 인재를 키우는데 그 동안 지역사회가 너무 소홀히 했던 것은 아닐까? 
충북도는 지역의 인재양성과 도민 자녀들의 장학사업을 위해 인재양성재단을 설립ㆍ운영 중에 있고, 현재 제2충북학사를 건립 중에 있다. 그러나 지역인재를 키우는데 행정기관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다. 
지금 정치권과 중앙정부는 연방제에 버금가는 지방분권국가를 실현하겠다며 추진 기구를 가동 중에 있다. 온 국민의 최대화두도 지방분권시대의 실현이다. 머지않아 지방자치를 넘어 지방정부시대가 도래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어느 때 보다도 지역인재의 양성이 절실하다. 지방분권시대 지역발전의 원동력은 결국 지역을 이끌어갈 인재(人才)이다. 이제는 지방분권국가 도래(到來)에 대비해 지역의 인재를 양성하는데 지역사회가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
충북에는 지역 인재 양성과 역량 있는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장학 사업을 전담하는‘충북인재양성재단’이 있다. 재단은 인재양성기금을 모금하고 이를 금융권에 예치해 발생하는 이자와 일부 원금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동안 기금은 도·시군의 출연금, 기관·단체·개인들이 기부한 기탁금과 예금이자로 운용하고 있다. 현재 2017년도 10월 기준 총 958억원이 적립되고 173억 원이 집행되어 현재 784억 원의 잔고가 남아 있다. 그러나 도민의 많은 자녀들이 수혜를 받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  
 인재양성기금을 통해 매년 우리 자녀들이 많은 혜택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민의 관심도는 점점 떨어져 도민 기탁금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2017년도 행정사무감사 자료를 보면, 출범초기(2008~2012)에는 도민기탁금이 연간 약 14억원 정도였으나, 최근 5년간(2013~2017)은 연간 1억4000만원 정도로 뚝 떨어졌다. 기탁금이 줄어드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도민의 무관심도 하나가 아닌가 싶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언론에 기탁금 소식이 자주 회자되곤 하였으나 최근에는 기탁금 기부에 대한 반가운 소식은 뜸하다. 
최근 가계부채, 청년 실업, 소득 양극화 등 어려운 여건이지만 163만 충북도민의 관심과 사랑이 모아진다면 충분히 헤쳐 나갈 수 있다.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충북도민 1만명만 월 5000원씩 기탁한다고 가정해도 연간 약 6억원이라는 기금이 모아진다. 우리 속담에 ‘개미는 작아도 탑을 쌓는다’는 말이 있다. 즉 ‘아무리 작은 힘이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큰일을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지역 내 기업·단체 등의 기탁금 증가도 지속적으로 확대돼야 하지만, 특히 도민의 지역사랑에서 비롯된 소액기부가 더욱 활성화된다면 우리의 자녀들이 애정을 담뿍 받아 건강하게 성장하고 행복한 지역사회로 발돋움하는데 커다란 자양분이 되지 않을까?
지역의 인재를 키우는 데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이에 도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에서 우러난 기부문화의 확산이 절실하다. 그 동안 우리 163만 충북도민이 지역발전을 위해 보여준 힘이 충북의 미래를 위한 기부문화의 확산으로 승화되길 간절히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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