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을 뜨겁게 달군 문화예술행사
청주 공예비엔날레·영동 난계국악축제·포석문학제 등 즐길거리 ‘가득’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넓은문화 스펙트럼… 중부권 문화도시 ‘한발짝’

(동양일보 박장미 기자) 올 한 해 충북에서는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펼쳐졌다. ‘2017 청주야행 밤드리노니다가’를 비롯해 ‘2017 청주공예비엔날레’, ‘청주읍성큰잔치’, ‘영동난계국악축제’, 다양한 문학제 등 시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축제가 연이어 개최되면서 충북은 중부권 문화도시로 한 단계 부상했다는 평이다. 한 해를 마감하며 올해 지역을 뜨겁게 달궜던 문화·예술 행사를 되돌아본다.<편집자>
 


● 2017 청주야행 밤드리노니다가
지난 8월 도심 속 문화재를 돌아보며 풍류와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는 행사가 청주의 밤을 달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개최된 ‘청주야행, 밤드리노니다가’다.
‘청주야행’은 지난 8월 25~27일 3일간 국보 제41호 용두사지철당간을 비롯한 12개 문화유산이 들어서 있는 성안길과 중앙공원, 근대문화거리 일원에서 열렸다.
국비 3억5000만원, 지방비 3억5000만원 등 사업비 7억원이 투입된 이 행사는 원도심에 산재한 다양한 문화유산을 활용, 청주만의 특화된 문화경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거리에 야간경관 조명이 설치되고 청주만의 스토리텔링을 접목한 이동거리극과 철당간 라이트쇼, 조선시대 내륙의 가장 큰 장이었던 청주장날이 재현되는 등 차별화된 콘텐츠들이 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활력도가 낮아지고 있는 원도심에 새로운 야간형 도심문화콘텐츠를 개발해 지역경제와 관광산업의 활성화 전기를 마련했다는 호평도 받았다.
이와 함께 청주의 국보인 철당간을 미래 문화도시 관점에서 조망해보는 문화유산 워크숍을 비롯해 ‘근대 기록사진 특별전’, ‘변사 최영준과 함께 과거로 떠나는 무성영화관’, ‘지역 청년들이 만드는 야(夜)랑마켓’, ‘청주읍성 등불체험’, ‘청주에서 하룻밤’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행사가 열리는 3일간 9만7000여명의 시민들이 발걸음 했다.

● 청주공예비엔날레
‘2017 청주공예비엔날레’는 ‘HANDS+품다’를 주제로 지난 9월 13일부터 10월 22일까지 옛연초제조창 일원에서 열렸다. 비엔날레에는 35만여명의 관람객이 방문했고, 국제행사답게 1만7000여명의 외국인이 행사장을 찾았다.
기획전, 세계관, 공예페어, 아트페어, 아트청주, 청주 디지털 공예 실험실, 학술심포지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공예를 음식·과학·영화·한글 등에 접목한 워크숍인 ‘공예, 너에게 미치다’는 사전 예약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9개국이 참가한 세계관은 세계 공예 트렌드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작품 전시·판매가 함께 이뤄진 공예페어와 아트페어도 작가와 소비자가 직접 소통하는 공예마켓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이다. 성과분석 결과 전국적으로 유발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400억5000만원에 달했다.
그러나 일반 관람객과 전문가들의 만족도가 다소 엇갈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청주공예비엔날레 조직위가 충북학연구소에 의뢰한 성과분석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 관람객들은 전반적 만족도가 79.1%로 나타난 반면 전문가들의 만족도는 44.3%였다.
전문가들은 비엔날레가 개선할 점으로 공간 활용의 부족, 난해한 콘셉트, 공동감독제 운영 문제 등을 지적했다.
연구팀은 향후 비엔날레의 발전을 위해 조직의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 사회적 이슈와 지역을 담아 낼 수 있는 전시 주제의 확대, 옛 청주연초제조창을 중심으로 한 전시공간의 지리적 확대, 공예클러스터 조성을 통한 비엔날레 기반조성 등을 정책적 과제로 제시했다.

● 청주읍성큰잔치
청주 대표 문화 축제 청주읍성큰잔치도 충북이 문화도시로 한 단계 도약하는데 한몫했다.
청주성탈환 425주년을 기념해 열린 2017청주읍성큰잔치는 청주시가 주최하고 청주문화원이 주관해 지난 9월 2일부터 3일까지 이틀간 성안길 일원에서 열렸다.
청주읍성큰잔치는 지난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청주의 의·승병들이 힘을 모아 왜군에게 함락됐던 청주성을 탈환한 것을 기념하여 개최되며, 올해는 ‘열려라 청주읍성’을 주제로 시민 참여형 도시 문화축제로 성대하게 개최됐다.
본 행사로 ‘승승장구 퍼레이드’, ‘청주성탈환 퍼포먼스’, ‘시민 큰줄댕기기’, ‘마당극 청주아리랑 대합창’이 펼쳐지며, 부대행사로 ‘사직제’, ‘잔치를 베풀다’, ‘전통문화 체험부스 운영’, ‘청주시장배 씨름대회’, ‘의·승병 추모대제’ 등이 중앙공원과 성안길 일원에서 다채롭게 펼쳐졌다.
특히 중앙공원 서문에서 1592년 청주성탈환의 긴박했던 순간과 역사 속 그날의 함성과 기쁨을 재현한 퍼포먼스는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4개 구청 대항 시민 큰줄댕기기에도 1000여명의 시민이 운집한 가운데 양보 없는 한판 승부가 벌어졌다. 최종 우승의 깃발은 청원구에게 돌아갔다.

 

● 영동난계국악축제
지난 9월 충북에는 아름다운 국악 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난 9월 21일~24일 열린 ‘영동난계국악축제’다. 한국에서 펼쳐지는 국악 축제는 난계국악축제가 유일하다.
1965년 편경을 개량하고 조선 초기 궁중음악을 정리한 난계 박연을 기리는 ‘난계 예술제’로 시작한 이 축제는 1998년부터 ‘난계국악축제’로 명칭을 바꿔 개최하고 있다.
공연과 체험, 경연 대회, 학술 대회가 함께 열리고 국악 연주자와 학자, 일반인이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된다. 
축제는 난계사에서 박연 선생 숭모제로 시작됐다. 난계국악단의 흥겨운 국악 공연과 다양한 퓨전 국악 연주도 어우러져 눈길을 끌었다.
일반인이 참여하는 체험 행사도 다양하게 펼쳐졌다. 국악기 보급과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난계국악기제작촌에서 국악 장인들의 가야금과 거문고, 아쟁, 해금, 북, 장구 등의 제작과정도 볼 수 있었다. 축제를 찾은 시민들은 미니어처 국악기를 제작해보는 기회도 가졌다.
이 밖에 전통 악기 전시와 연주 체험, 민속놀이 체험, 야생화와 동양화 전시회 등 부대 행사가 곁들여 열려 가족단위 관람객 등 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 한·중·일 젓가락페스티벌
지난 11월 9~19일 열린 ‘2017 젓가락페스티벌’도 5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하는 등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젓가락페스티벌은 한·중·일 3국의 공통 문화원형인 젓가락이 예술과 산업으로 확장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또 예년보다 다채롭고 짜임새 있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나라 안팎의 높은 관심을 모았으며 세계 각국의 러브콜이 잇따르기도 했다. 젓가락특별전은 한·중·일 젓가락의 역사유물에서부터 문화상품 등 3000여 점의 작품이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전개돼 호평을 받았다.
국내 아티스트 100명이 참여한 ‘불멸의 도구, 수저’와 노르웨이 작가 스티안 코른트브드 루드의 ‘365일 스푼’, 김성심, 강완규, 박영학 등 청주권 작가 15명이 펼친 설치미술작품도 행사를 빛내는데 일조했다.
특히 생명문화도시 청주를 대표하는 문화상품을 개발하고, 지역 작가들이 자신들의 방을 직접 연출하고 시연 등을 펼치면서 역동적이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었다. 한글, 볍씨, 직지 등 청주의 문화원형을 활용한 문화상품은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세계화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김성호(옻칠수저), 이소라(수저집), 유동렬(대장간 쇠젓가락), 박상태(유기수저), 이종국(분디나무젓가락), 황명수(나무숟가락) 등 지역작가의 워크숍도 높은 인기를 끌었다.

● 충북 문단 밝힌 문인들 추도 문학제
다채로운 문화·예술 축제가 각 지역의 낮과 밤을 화려하게 수놓는가 하면, 충북 문단을 밝힌 문인들을 기리는 문학제도 지역 문화·예술계를 풍성하게 장식했다.
지난 5월 19~21일에는 명시 향수(鄕愁)의 시인 정지용(1902~1950)을 기리는 지용제가 정 시인의 고향인 옥천군에서 열렸다.
올해 30돌을 맞은 지용제는 ‘詩끌벅적 감동 30년’‘란 주제로 열렸고 이 행사에는 전국의 문학인 등 6만여명이 찾았다.
신달자·이근배·나태주·정희성·도종환 시인 등 역대 정지용문학상 수상자들은 행사장을 찾아와 시 낭송을 선보이기도 했다.
민족민중문학 선구자 포석 조명희(1894∼1938)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는 24회 포석 조명희 선생 추모제 및 포석문학제는 지난 10월 13일 선생의 고향인 진천포석문학관에서 펼쳐졌다.
문학제에는 문인들은 물론, 포석 선생의 외손자인 김왕규?김흥남씨 부부와 종손인 조성호 수필가, 조철호 동양일보 회장, 조광호 뒷목출판사 대표, 조혜자·권병희씨 부부가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또 포석 선생을 추모하는 시낭송과 다채로운 예술문화행사가 문학제를 풍성하게 했다.
소프라노 승예원씨의 포석시노래 ‘경이’로 시작된 문학제에서 명사·시낭송가가 잇따라 무대에 올라 포석 선생의 시를 낭송했다.
또 보은이 낳은 천재시인 오장환(1918~1951년)을 기리는 22회 ‘오장환문학제’도 보은 회인면 오장환문학관과 보은읍 뱃들공원 일원에서 지난 10월 26~27일 펼쳐졌다.
문학제는 ‘오장환 시인 추모 혼맞이’ 행사를 시작으로 사진자료, 시 그림 전시회 및 충북 초·중학생 백일장이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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