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평주 원장

50대 후반의 여자분이 진료실에 들어오면서 “일주일전에 떡먹고 체했어요”라고 한다. 속이 더부룩하고, 메스껍고, 입맛이 없단다. 복부 진찰을 해보면 정상적인 소견이다. 이런 경우 먼저 약물 복용력을 물어본다. 약물에 의한 복부 불편감 메스꺼움 등의 부작용이 흔하다. 이 환자분은 최근에 약을 복용한 적이 없다고 한다. 그 다음으로는 몸이 많이 피곤한지 물어본다. 환자는 동생과 가게를 같이 하면서 교대로 쉬고 있었는데 최근에 동생이 몸이 아파서 가게를 혼자 봐야 했고 거의 쉬지 못했다고 한다.
위장 운동 촉진제와 위 기능 조절제를 처방해주고 쉬어야 낫는다고 말해 주었다.

40대 후반의 여자분이 구토를 몇 번하고 와서는 체했다고 한다. 진찰을 하고, 약물 복용력을 물어보니 특별한 것은 없다. 요즘 몸이 안좋으냐고 물어보니 최근에 며칠간 잠을 못잤다고 하며 남편 이야기를 한다. 남편이 마마보이라서 시엄마 얘기만 듣고 있고, 남편이 바람을 핀다고, 남편하고 이혼할 수도 없다고...
이 환자에게는 위장 운동 조절제와 안정제 그리고 수면제를 처방했다.

이렇듯 체했다고 내원하시는 환자를 보면 대부분 과로, 수면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몸이 안좋다. 이런 경우는 대개 쉬고 잠을 푹 자면 몸이 좋아지면서 체한 것이 같이 좋아진다.

50대 중반의 여자가 약 10일 전부터 시작된 식욕부진, 구역질 등의 증상으로 내원하였다. 진찰상 별 이상소견이 없고 특이한 과거력이 없어서 위장 운동 조절제와 소화제를 처방했다. 그러나, 환자의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속쓰림, 두통, 열감을 호소하였다. 환자는 체기가 심하다고 했고, 나는 체기가 오래가면 원인을 찾기위해 검사를 해야한다고 했다. 환자는 검사 결과 갑상선 기능 항진증으로 진단됐다.

체했다고 하는 것은 병명이 아니다. 증상이다. 위 기능이 나빠져서 나타나는 증상인데 위 기능을 나쁘게 하는 원인을 제거해야 병이 낫는다. 체한 것이 오래가면 그 원인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
개원 초기 때에는 체했다고 환자가 오면 그건 한의원에서나 하는 부정확한 표현이고 일종의 소화 불량증 이다라고 하며 환자를 설득해 보려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환자의 체했다는 말에 동의를 해 주면서, 체한 원인을 찾아 없애 주어야 한다고 환자에게 설명을 해 주면 환자가 납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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