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단배식서 한마디... 당내 공천 경쟁 본격화

이시종(왼쪽 세 번째) 충북도지사가 3일 열린 민주당 충북도당 단배식에서 오제세(왼쪽 네 번째) 도당 위원장을 겨냥해 경고성 메시지를 쏟아냈다. 사진은 단배식 떡케익 절단 모습.

(동양일보 이정규 기자) 지방선거 공천 시기가 다가오면서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빗장을 풀며 공격의 시동을 걸고 있다.

3선 도전 의지를 간접적으로 내비치고 있는 이시종 지사는 3일 민주당 충북도당 단배식에서 공천 경쟁자인 오제세 충북도당 위원장을 겨냥한 듯 “품위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여당이 된 것은 가장이 된 것”이라며 “가장이 꼭 지켜야 할 것은 책임과 품위 그리고 겸손”이라고 했다.

이지사는 “옛날 야당 생각을 지금도 갖고 있으면 도민들에게 지탄을 받을 것”이라며 “우리는 집권 여당이지 야당이 아니고, 야당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한국당보다 지지도가 높지만, 올해 지방선거는 분명히 5% 범위내일 것이고, 이긴다고 해도 5% 범위에서 간신히 이길 것”이라며 당원들의 분발을 당부했다.

이 지사가 이날 직접적으로 오 위원장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그를 향한 발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앞서 오 위원장은 이 지사의 3선 출마를 비난하고 도정 성과를 평가절하했다.

오 위원장은 “(이 지사가) 지난 8년 동안 한 일이 없다”며 “이제는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할 시기”라고 불출마를 권유하기도 했다.

오 위원장은 “지사를 오래하면 공무원들은 복지부동이 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이 지사가 공을 들인 무예마스터십에 대해 “고려 무신정권 때도 아닌데 무술축제에만 매달리고 있다”고 비난해 이 지사의 심기를 건드렸다.

오 위원장은 이외에도 이 지사가 최대 성과로 꼽는 40조원 투자유치도 “정부의 정책 방향과 기업 이익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일 뿐 이 지사 성과로 보기 어렵다”고 의미를 떨어뜨렸다.

그러나 그동안 이 지사는 계속된 공격에도 침묵으로 일관해 왔다.

하지만 공천이 불과 수개월 앞으로 다가온 시기여서 더 이상의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편 집권당인 민주당의 충북도지사 후보들간 경쟁 구도가 본격화되면서 앞으로 후보 선정을 향한 치열한 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동양일보TV

저작권자 © 동양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